흰쌀밥

아, 그런 것이었구나.

by 정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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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병원에 입원을 하니 일상생활이 어찌 돌아가는지 모르게 바쁘다.

하는 것도 없는데 바쁘다. 내 일 하랴, 병원에 가랴, 아빠 살피랴. 허둥지둥 허깨비처럼 뛰어다녔다.


좋지 않은 고비는 넘기고, 입원실로 이동하면서 아빠 식사나 반찬을 챙길 여력이 없었다. 다행히 동생이 챙겼다. 동생이 아빠랑 점심을 먹고 얘기를 하다가 알게 된 새로운 사실,

엄마가 하는 것보다 아빠가 하는 밥이 더 맛있단다.

헐~ 내 마음속에는 전투적인 말들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그렇게 잘하시면 그동안 왜 그리 숨기고 계셨나요? 직접 차리시지.”


이 말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삼켰다.


엄마의 병원생활이 길어질 것 같아 집으로 올라가서 설명을 드렸다. 그리고 궁금하여 슬쩍 물었다.


“아빠가 한 밥이 더 맛있다면서요?”

“어. 내가 한 밥이 더 맛있지.”

“왜 아빠가 한 게 더 맛있는데요?”

“니 엄마는 밥에 콩, 현미, 수수 등 온갖 잡곡을 넣는데… 그럼 밥이 딱딱해. 나는 쌀에 찹쌀 조금 넣어서 하거든. 그럼 고슬고슬 얼마나 고소한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웃음이 나면서 남편이 생각났다.

“아빠도 정서방이랑 똑같네. 흰밥을 좋아하시는구나. 그럼 엄마한테 가끔 흰밥 하라고 하세요.”

“뭐할라고. 그냥 주는 대로 먹으면 되지.”


마음속으로는 엄마가 해 주는 밥이 불만이면서 말하지 않고 그냥 먹는 게 좋은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이건 아니다.

나는 솔직히 아빠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엄마가 퇴원을 하시면, 식사 당번을 번갈아 하시면 어떨까요? 엄마도 덕분에 주방에서 며칠간은 해방될 수 있고, 아빠도 좋아하는 걸 만들 수 있는 즐거움이 있고. 일석이조 아닐까요?”


이 말을 하면 두 분은 어떤 반응을 보이실까?

나는 이 말을 할 수 있을까?

언젠가 권유할 날을 곱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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