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부터 고3 모두에게 공통되는 국어 내신 공부법
국어 내신 대비는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고등학교 3년 동안 각 학년마다 4번씩 총 12번의 정기 고사를 치른다. 입시에서 내신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학생들은 매번 내신 때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그 와중에 틈틈이 수능 공부도 놓지 않아야 하고, 생기부 활동들도 챙겨야 하고, 논술까지 신경 써야 하니 정말 고되다. 고등학교 교사로 학생들을 상담해보면 단연 스트레스 1위는 내신 점수이다. 내 과목이 국어이다 보니 담임반이 아닌 학생들조차 국어 내신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상담을 정말 많이 요청한다. 그때마다 해주는 이야기를 적어본다.
우선 국어 내신에서 어느 정도 상위권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 3 회독은 해야 한다.
첫 1 회독은 학기가 시작하기 전 방학 때 자습서를 통해 전반적인 내용을 이해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내용을 완벽하게 숙지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내용을 흘러가듯 이해하는 것이다. 처음 혼자 공부하면서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은 연필로 밑줄을 그어놓거나 질문을 써놓는다. 그러나 당장 그것들을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다음 2 회독은 학교 수업 시간에 배운 뒤 복습의 개념으로 공부한다. 수업시간에 선생님께 본 내용을 배운 뒤 혼자 처음 했던 공부들을 꼼꼼하게 정독하듯 공부한다. 이때는 이전보다 상당히 많이 이해가 된다. 수업시간에 배운 뒤에도 생긴 질문들은 선생님께 질문하거나 인터넷을 찾아보는 등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본격적인 문제풀이를 해나간다.
마지막 3 회독은 내신 대비이다. 이미 배운 지 한 달이 지난 내용을 두 번째로 복습하는 것이다. 이 때는 내 자습서에 있는 내용, 내 수업 선생님께 배운 내용을 다 아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다른 반에 다른 국어 선생님이 들어가신다면 그 반 친구와 필기를 교환해서 서로 배우지 않은 내용들을 보충한다. 당연히 공통적으로 배운 내용만 시험에 출제되지만 이해의 깊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터넷에서 해당 작품에 대해 정보들을 검색해보거나 18종 문학 자습서에서 추가적인 내용들을 확인한다. 더 심화적으로 작품을 이해 가기 위해서이다. 문제풀이 역시 학교 자습서의 문제풀이에 그치지 않고 학교의 기출문제들이나 인터넷에 해당 작품의 모의고사(수능) 기출문제들을 출력해서 풀어본다. 이렇게 공부하다 보면 대략 어느 부분이 중요해서 반복 출제되는지 감이 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수업을 가르친 선생님이라면 어떤 부분에서 어떤 문제를 낼지 예상 문제를 간략하게 만들어본다. 특히 서술형 예상 문제를 만들어본 뒤 본인이 정확하게 답을 쓸 수 있는지 백지에 써본다. 객관식으로 볼 때는 정보를 분별할 수 있었지만, 막상 서술형으로 내가 문장을 만들려고 하면 쓰지 못하는 경우가 절반이다. 시험 전날에는 수업 선생님의 필기 자료와 프린트들을 다시 한번 정독하고, 본인이 풀었던 문제들 가운데 틀렸던 문제들을 꼼꼼하게 다시 살펴본다.
위의 긴 내용을 짧게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①새 학기 전 방학 때 혼자 자습서 1 회독
②수업 들은 직후 교과서, 수업자료, 자습서 2 회독
③시험 한 달 전 18종 해설서, 인터넷 자료까지 더해서 3 회독 + 서술형 예상문제 만들어보고 백지에 문장으로 답을 써보기
⟹'자습서 기본 내용 흐름 이해> 수업에서 배운 내용 이해+문제풀이> 수업 외 자료들 습득, 문제 만들기, 오답 다시 살펴보기'
덧붙여 학생들에게 추천하는 문제집 고르는 방법과 오답노트 쓰는 방법이다.
우선 문제집은 직접 서점에 가서 둘러보는 것이 좋다. 문제집을 고를 때 맨 뒷장 해설에 각 문제의 보기 ①~⑤까지가 왜 답이고 답이 아닌지 해설이 적혀있는 것을 추천한다. 많은 문제집 해설이 정답만 왜 정답인지에 대해 나와있는데 그러면 내가 찍은 답은 왜 답이 아닌지 파악하기 어렵다. 비문학 문제집 중에서는 각 지문의 구조도가 첨부로 실려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혼자 비문학을 공부할 때 자신이 그린 구조도와 비교하며 공부하기 좋기에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출판사 신사고의 국어문제집들을 학생들에게 많이 추천한다. 우선 국어 문제집이 수준별로 여러 단계가 나와있고, 위에서 내가 언급한 대로 모든 보기에 대한 해설이 잘 적혀있기 때문이다. 또한 ebs '개념의 나비효과'도 꼼꼼하게 국어 개념을 한 번 훑기에 괜찮아서 추천한다. 국어 교사 임용 공부를 하는 예비 교사들도 쉽게 개념을 한 번 정리하기 위해 종종 활용하는 책이기도 하다.
오답노트를 정리하는 방법이다. 우선 문제집의 문제를 풀 때 처음부터 보기 두 개 중 무엇이 답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자신의 고민과 답을 고른 이유를 해당 보기 옆에 짧게 쓴다. 예를 들면 문제의 보기 ①과 ⑤가 헷갈린다면, ①은 이래서 답인 것 같고, ⑤는 저래서 답인 것 같은데 그래도 ①은 지문에 이 문장이 근거가 될 것 같아 답으로 골랐다는 것을 짧게 메모하는 것이다. 이후 채점하면서 그것이 정답이든 오답이든 자신의 사고 과정을 검토해본다. 그리고 피드백으로 짧게 문제 옆에다가 '다음에도 지문의 문장에서 근거 찾을 것!'이라고 적어둔다. 수능 국어는 결국 사고력 시험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본인이 문제를 풀 때 자주 틀리는 이유를 찾아 사고의 방향을 수정해야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에게 국어는 양으로 승부 보는 과목이 아니라 하나를 풀더라도 질적으로 고민하며 풀어야 실력이 향상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국어 4등급 아래의 학생들은 일단은 국어 공부에 시간과 양을 투자해야 하지만, 3등급 이내의 학생들은 당장 많은 양의 문제를 푸는 것보다 차근차근 자신이 틀린 것들을 바로잡아가는 것이 최상위권으로 가는 데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밖에도 내 학생들에게 잔소리하는 것은 내신이나 모의고사처럼 주요 시험을 본 이후에는 그 주말을 넘기기 전에 꼭 오답 정리를 해보라는 것이다. 일주일만 지나도 내가 왜 이 문제에 답을 이렇게 찍었는지 가물가물해진다. 내신은 일 년 동안 같은 선생님이 비슷한 유형으로 문제를 출제하고, 모의고사는 틀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앞서 본시험을 잘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다음 시험의 반은 준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당장 시험이 끝난 후련함이나 아쉬움에만 빠져있지 않고 마음을 동여맨 뒤 다음 시험을 보는 나 자신을 위해 오답노트를 써놓는 것이 좋다. 시험 끝난 뒤 오답정리가 제일 하기 싫은 것 중 하나인 것 충분히 이해하지만 가장 효과적으로 다음 시험 성적을 올리는 방법이니 속이 쓰려도 꼭 하기를 당부한다. 방식은 시험지를 그대로 보관하면서 시험지 위에 피드백 메모를 적는 것도 좋고, 틀린 문제만 오려서 오답 노트 한 권에 정리해나가는 것도 좋다. 나는 학생 때 국어 과목 성적은 상위권이었기 때문에 틀리는 문제 개수가 적은지라 틀린 문제만 오려서 오답 노트에 정리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래서 수능 전날에도 이 오답노트를 찬찬히 훑어보면서 평소 내가 틀리는 문제의 유형과 사고의 오류를 확인하고 수능 당일에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도움이 된 것은 물론이다.
끝으로 국어 내신 성적이 잘 오르지 않거나 문제집 고르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은 본인 반에서 국어를 잘하는 착한 친구나 국어 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해보면 좋겠다. 나도 고등학생 때 우리 반에서 공부 잘하는 친구들을 쫓아다니며 공부법을 배웠고, 각 선생님들을 찾아가 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과목의 공부법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그리고 실천했을 때 좋은 성과로 이어졌던 공부법들을 대학생, 대학원생, 임용 수험생일 때도 써먹다가 이제는 교사가 되어 내 학생들에게 또 알려준다. 좋은 공부법은 평생 도움이 되니 쑥스러워말고 적극적으로 검색하고 주변의 도움을 받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