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을 '지향'하고 싶다고 생각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채식으로 식습관을 바꾸고 싶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채식을 지향하지만 육식주의자에 가까운 잡식주의자다.
단지 나의 먹는 즐거움을 위해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눈앞의 '고기' 반찬에 미소 짓는 나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음식이 아니다.
고기가 아니다.
살덩이나 비계가 아니다.
살아 있던 고유한 생명의 살이다.
숨 쉬고,
움직이고,
기쁨도 고통도 느끼던 생명의 살.
그 '살'을 내가 먹고 있는 것이다.
제발, 그걸 잊지 마.
누구도 해치지 않는, 무해한 식사.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