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편 쓰기를 마무리하고 작가되기 간접체험 후기를 나눔

질문을 활용한 글쓰기-수필(1)

by 슬기로운힘나

10개의 판타지를 쓰기 위한 질문을 활용해 글쓰기를 모두 마쳤다. 오늘부터는 수필을 쓰기 위한 질문 10개를 활용해서 글을 쓰려고 한다. 마침 첫번째 질문이 "1. 오늘 나를 가장 오래 멈춰 세운 생각은 무엇이었을까?"였기 때문에 수필 겸, 초단편 쓰기를 완료한 시점의 내 생각을 정리할겸 글을 쓰고자한다.


사실, 정보전달 글쓰기나 에세이 같은 글만 주로 썼던 나에게 초단편 쓰기는 "작가되기"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흥미롭게 읽었던 웹툰후기에서 작가님들이 종종 어떤 음악을 들으면서 남자주인공을 떠올렸다는 얘기를 남긴 적이 있다. 그것을 읽으면서 과연 "음악과 캐릭터가 무슨 상관이지?"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초단편을 쓰다보니 캐릭터를 창조해야하는게 당연하고 캐릭터를 만들어야하다보니 영감을 얻는 소스는 중요했다. 일테면 내가 읽는 신문기사나, 뉴스, 어렸을때의 기억을 적당히 버무려서 써야할 필요가 있었다. 특히, <동네바보가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열쇠를 주움>에 나오는 덕춘씨는 옛날, 내가 살던 시골 마을의 지적장애인 후배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그 친구의 어머니께서 지적장애를 갖고 있었는데 세월이 흘러 부모님께 여쭤보니 그 집안의 비장애인이었던 아버지가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시고 두 모자는 그 뒤로 두문불출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친구의 앞날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졌고 "만약 어머니까지지 돌아가시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마법 속에서라도 행복하게 사는 인물을 탄생시키고 싶었다.


작가님들의 작업방식 또한 어슴푸레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가우스전자>의 곽백수 작가님을 예로 들고 싶다. 독자들은 직장생활에 대한 통찰력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삼성전자에서 떠도는 얘기들이 자주 등장해 으레 곽백수 작가님을 전직 삼성맨, 혹은 직장경력이 빠삭한 전직 회사원일것이라 짐작했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작가님은 자신의 취재처를 단순 웹서핑이라고 밝혔다. 작가님 왈, "한 사람은 한 직장밖에 경험을 못하지만 저는 웹서핑을 통해 수백개의 직장을 경험했습니다. 인간 본질은 결국 비슷하다는 관점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본거죠. 공식적인 단체생활은 군대밖에 없지만 이런 소재를 찾아 <가우스 전자>를 그렸습니다."라고 소회하고 있다. 이 인터뷰를 들으면서 든 생각은 결국 소설(혹은 만화 등의 스토리가 있는 모든 것)을 쓰는 힘은 내가 듣고 보고 읽은 사건을 재구성해 내는 능력과 맞닿아 있다고 결론내렸다.


이런 동기로 탄생하게 된 초단편이 바로 <2700년 한국으로 가는 버스>와 <꿈 속 그 남자가 내 목숨을 구하다니>였다. 2700년 한국으로 간다는 설정은 글 쓰기 시작한 아침에 우연히 본 신문기사였다. 대기업이 어려워서 30대에게도 희망퇴직을 받는다는 내용이었는데, "이렇게 다 AI와 로봇으로 대체되었을때 자연재해가 닥치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해 초단편을 한편 쓸 수 있었다. <꿈 속 그 남자가 내 목숨을 구하다니>는 동기인 직장동료의 이전 직장 퇴사 사유로부터 가져왔다. 갑자기 다리가 무너졌는데,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 받지 않는 기관의 대표와, 억울하게 새로 담당으로 오게 된 분이 징역을 살게 된 일련의 사건을 보며 기관에 회의를 느껴 퇴사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동기의 퇴사 사유를 들으면서 "미래기술로 다리가 무너지기 전에 자신의 어머니를 구하는 초단편을 쓰면 어떨까?" 하면서 첫 글을 쓸 수 있었다.


내 글을 읽으면서 남편은 허무맹랑하다며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혹평을 했다. 맞다. 누군가에게는 이런 초단편이 현실기반이 아닌, 허구에 기초해서 쓰여졌기 때문에 잘 읽히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에는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있는 만큼 여러 취향도 존재하리라 믿는다. 다만, 지하철 속에서 글을 쓰는 나처럼 여러분들도 일단 허무맹랑한 글이라도 써보길 바란다. 글을 써보고 올려봐야만 어떤게 어렵고 어떤 소재로 글을 쓰면 좋을지, 작가 간접 체험이라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꿈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건필하는 모든 행운이 깃들기를, 시작하는 용기를 가져보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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