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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Jun 19. 2024

기분이 좋아진다

감정일기(4)

새벽바람, 벌써 부쩍 더워지는 기분을 느끼며 헬스장으로 향했다.

러닝머신 40분, 기구 40분.

가볍게 걷기 시작하는데 벌써 땀이 흠뻑. 뚝뚝 떨어진다.

상체-하체 이거 저거 사부작사부작거렸는데 벌써 출근 시간이 가까워진다.

시원한 물 마시고 땀을 다시 닦아내고. 호흡을 고르고. 귀가.


어제도 그랬다. 새벽 마이솔. 스트레스받고 자꾸 무거워지는 마음을 떨치려, 더 일찍 요가원으로 향했다.

마이솔은 명상이다. 아쉬탕가 요가이자 동적 명상이다. 이어지는 시퀀스를 기억하려면 딴생각이 자꾸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 자꾸 올라오는 생각을 흘려보내지 않으면 호흡을 놓치거나 다음 자세를 놓친다.

자세를 조금이라도 더 완성하려 애쓰고. 다음 아사나를 생각하고. 호흡을 고르고. 기운을 나누고.


그렇게 남보다 일찍 하루를 꽉 채워 시작하다 보면. 오늘 하루는 이미 아침 시간에, 이걸로 충분한 거 같은 생각이 든다.


사람을 만나는 일. 안 만나려 하면 끝도 없지만. 어제는 굳이. 동기와 후배들을 만나는 자리에 함께 갔다.

요즘 회사 얘기, 요즘 사는 얘기, 요즘 후배들의 생각.

기분 전환이 된다.

나는 요즘 너무 나의 일.에 갇혀 있다.


사촌오빠에게도 전화를 했다. 생각하지 말고, 성격을 좀 죽이고.

언니도 말한다. 판단하지 말고. 그냥 따르시라.

나보다 인생을 더 산, 현명한 가족, 친구, 지인, 좋은 사람들은.. 말 한마디로도 현재 내가 가져할 마음가짐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구겨지거나 꼬여있지 말자. 회사는 어차피 내 뜻대로 되는 곳이 아니다. 나는 그냥 나의 최선을 다할 뿐이다.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은 일단 아침운동, 뚝뚝 떨어진 내 땀을 통해 독소도 근심도 빠져나간 기분이 든다.


가벼운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일을 시작한다.

어차피 다 지나갈 시간들이다. 지금 가장 기쁘게, 행복하게, 평온하게 지내자.


에스파스 루이비통 서울 전시 '셰일라 힉스: 착륙'.  다채로운 색감과 질감. 유연하고 불안하고 안전한, 무게감. 일상 틈틈이 기분 좋아질 일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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