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음 Jun 26. 2024

시절인연

인간관계(13)

인도에 갔을 때다. 만난 분들이 다들 너무 좋았다. 요가하는 사람들. 참 소중한 인연.


마지막 날 한 마디씩 하는데 어느 선생님 한 분이 그 말씀을 하셨다.

"시절인연이라.. 우리가 다시 만나기는 쉽지 않겠지만..."

그럴 리가. 우리는 요가와 명상을 함께 하는 도반으로  인연은 계속될 거야..

그 말씀 조각이 좀 쓰리기도 하고. 좀 냉정한 분인가 싶기도 했는데.

현실이 그랬다.

단톡방은 유지가 됐고. 간혹 말들이 올라오기도. 워크숍을 기회로 몇 분을 뵙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연락이 닿는 분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뿐. 삶터가 달랐고, 거리가 그랬다. 다시 만나면 분명 반가울 분들이지만. 좋은 기억을 채워주는 분들일 뿐이었다.   


시절인연.


요즘 다시 이 단어를 떠올린다.

참 단호하면서도 다행인 말이기도 하다. 그 시절에 충분히 관계를 나누고. 마음을 나누고. 위로가 되었다면 그것만으로 참 감사한 인연. 그리고 인간관계라는 것이 때가 있고, 영원하지는 않다는 말.  


믿었던 사람들의 배신과 침묵, 단절. 그 상처가 남아서 오래도록 쓰라리고. 가끔씩 또 스물스물. 올라오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단어. 시절인연을 붙든다.

충분히 나에게 좋은 관계였고, 위로가 됐었고. 거기까지. 유효기간이 다 한 관계.


다행인건. 하나의 인연을 놓고 나면. 다른 사람이 다가온다. 어떤 시기에 유독 끌리고 보고 싶고, 대화가 터져나오는 사람이 있다. 고마운 시절인연.


오늘도 혼자인 것만 같은 기분이라.

이 또한 흘려보내자고.. 굳이 또 이 단어를 붙든다.

작가의 이전글 기분이 좋아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