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이야기..

카네이션..

by 떠도는별


아침에 날이 제법 흐리다 싶더니 잠깐이지만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렸다. 그쳤으면 맑아져야 하는데 오히려 심한 황사 때문에 시야가 누렇게 보이는 오후다. 안경에 뭐가 묻었나 싶을 정도로 공기가 안 좋다. 금수강산이라는 말은 이제 역사 교과서에나 나오는 단어가 되지 않았나 싶다. 가을에도 청명한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이 예전 같지 않으니까 말이다.


올봄, 흐린 날도 많고 비도 자주 내린다. 4월에는 어울리지 않게 더워 여름이 벌써 오는가 했더니만 5월은 반대로 가끔씩 쌀쌀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던데 계절마저도 이제는 혼란스러운 무엇이 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늘 변함없이 꾸준하게 자리를 지키고 때에 맞추어 변해가는 것이었는데 우리들의 탐욕과 무책임이 분명히 이 지구를 병들게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인 모양이다.


'솔직히 난 상관없지 뭐. 어차피 자식도 없는데 이후 세대 내 알 바 아니지.' 싶으면서도 마스크를 썼는데도 불구하고 조금 걸으니 목이 칼칼해지는 이런 날에는 심란해진다. 서울을 떠나면 좀 나아지려나? 어째 재수 없게 주위의 모든 나라들도 도움은커녕 문제만 일으키는 아이들인지라 이 좁은 땅덩어리에서 어디로 옮긴들 큰 차이는 없을 것 같기도 하다만 아무튼 더욱더 떠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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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반이다. 14일이라는 시간 동안 한 번 끄적여보자 싶었는데 조금 지친다. 물론 간단하게 몇 줄 남기는 것이라면 너무나도 쉬운 일이겠지만 나름대로의 기준을 정하고 주절거리자니 딱히 할 이야기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늘 판에 박힌 하루를 살다 보니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이렇게 할 말이 없다는 것이 오히려 감사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니까 말이다.


출근하기 전, 꽃 가게 몇 군데를 둘러보았다. "카네이션 같은 거 사 오지 마라. 아버지도 별로 안 좋아하신다." 그렇게 말씀하시지만 오히려 내게는 그 반대의 의미로 다가온다. 막상 들고 들어가면 "사 오지 말라니까." 하시겠지만 속마음은 다르실 것이라 확신한다. 작은 화분에 심어져 있는 생화를 골랐다. 아담한 것이 마음에 들고 발품을 판 덕분에 가격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처음에는 꽃배달 서비스를 이용할까 했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배달비를 생각한다면 그 가격에 더 좋은 것들을 직접 고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좀 둘러보았던 것이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것들은 사실 조금은 덜 이뻐 보여 아쉽기도 하지만. 문득 또 예전 생각이 난다. 연애할 때에는 꽃을 선물 거 무척 좋아했었다. 특히 백장미를 자주 선택하고는 했었는데 그녀의 취향에 맞았었는지는 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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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연애. 3년 동안 함께 했었고 헤어진 이후에 시간이 조금 지난 후 친구처럼 지내기도 했었다. 그 이후 결혼하여 애도 낳고 잘 살고 있었는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다. 내 그리움의 대상은 아니지만, 그러기에 어쩌면 더 미안한 마음이 오래 남아 있는 것인지도 모르고 부디 행복하기를 수도 없이 바라곤 했었던 것일 테다. 이쁘고 똑똑한 그녀였기에 여전히 행복하기를 다시 또 진심으로 기원한다.


클래식 매니저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다. 얼마 전 좋은 소리에 관심이 가 스피커, 사운드 카드를 알아보면서 만약 구매한다면 좋은 음질의 음악은 어디서?라는 생각에 스트리밍 사이트를 알아보았을 때 발견한 곳이다. 무료로 많은 곡들을 들을 수 있어서 마음에 든다. 320K 등 좋은 음질의 음악을 더 들으려면 이용권을 구매해야 하는데 조만간 그러지 않을까 싶다.


클래식 코리아라는 사이트에서 유료로 다운로드해 주로 듣고는 했는데 스트리밍도 괜찮은 선택지 같다. 매일 자동으로 주제를 정하고 거기에 어울리는 곡들을 선별해 놓은 것도 꽤 마음에 든다. 다시 한번 느끼는 것이지만 클래식의 바다는 끝이 없다. 그 무궁무진함. 조금씩 조금씩 하나 둘 더 알아가는 즐거움.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머리에 남겨두겠다는 생각은 이제 버렸다. 그 작업에 지쳐 멀어지는 듯하기에.


다시 주말이 다가온다. 즐겁고 기쁜 일 하나쯤은 허락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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