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무슨 마리앙투와네트 케이크 먹다가 포크 떨어뜨리는 소리니
-엄마, 나 엄카 써도 돼?
아직 일주일도 더 남았는데 용돈이 벌써 앵꼬 난 거니. 왜일까~ 딸~ 이번 달엔 추석용돈도 받았는데 말이지~
용돈 받은 달이 더 가난한 걸까~ 갖고 싶은 게 많아서 욕망에 무릎 꿇어서?
아~ 연휴에 친구들도 만나야 해서?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소풍 갈 때 따로 조금 더 챙겨주기도 했는데~
왜 없을까? 왜일까?
혹시 굿즈를 샀을까~?
-용돈 아껴 써라. 밥은 먹어야 하니까 써.
-나 샀어.
결제정보를 보니, 쌀국수 집이다.
-돈 없어서 크림새우 샀어.
이건 또 무슨 말, 엄카를 쓰면서 그래도 염치가 없으니 적은 금액을 썼다는 말이구나.
그런데 자꾸 생각나는 마리앙투와네트. 그래.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긴 해.
-그런데 딸~ 크림새우는 7500원인데 9500원이 결제가 되었네~
-어 음료 샀어.
음, 딸. 쌀국수가 만원이던데~ 반미 샌드위치도 9000원이던데. 돈이 없어서 시켰다기엔 갭차이가 크지 않네~
그냥 쌀국수 먹기 싫었구나~ 뭔가 그 외 다른 메뉴는 또 너무 비싸보였구나~ 그래서 적당히 크림새우를 시켰구나~ 그냥 크림새우가 먹고 싶었던 것일까나~~
너도 네 생각을 잘 모를 것 같네.
그래 경험하면서 생각의 지평을 넓혀라..
식사는 에너지만 채우는 게 아니긴 하지..
내가 좋아하는 거 먹는 게 맞긴 하지..
그런데 엄마는 쵸큼 아쉽네~
같은 돈이면 에너지를 좀 더 채웠으면 하네~
묘하게 개킹받지만
선택을 존중한다..
이따 집에 들어와서 배고프다고 할 것 같긴 한데...
....
아 킹 받네. ㅎㅎㅎㅎ
그럼 밥도 사주고~ 밥도 해야 하네~
그렇다고 굶고 배고픈 걸 지켜볼 수도 없고~
오기 전에 다짐 한번 해볼까~
배고프다고 하기 전에는 챙겨주지 말자
배고프다고 하기 전에는 챙겨주지 말자
아자 아자 화이팅!
너 없이는 엄만 글을 못쓸 것 같다.
늘 글감 제공 땡쓰 베리머취.
이것만으로도 크림새우값 했어.
그래도 담부턴 용돈 좀 애껴쓰렴.
그게 다 배우는 거란다.
그런데 이럴 때 뭔가 더 센스 있는 엄마가 되고 싶은데
안되네.
안될 것 같다. 끄응.
아. 점점 정신승리 스킬은 올라가는 듯.
아이고,우리 따님 그래도 눈치보여서 적은 금액 쓰려고 노력했구나.
기특해라~~
자란다 자란다...내새...끼...
귀엽기도 하고, 짜증나기도 하고. ㅎㅎ
그러면서 너도 자라고 나도 자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