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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없는 요리

전자레인지 피넛버터 머그빵

비교실험

by Greenish

한동안 실리콘 용기에 계란+아몬드가루로 빵을 만들어먹었다.

이번에, 저속노화채널에서 머그컵에 피넛버터+아몬드가루+코코아가루로 브라우니를 만드는 걸 보고 따라 하다가, 그냥 한번 계란을 넣어보았다. 그랬더니 빵이 되는 것이 아닌가, 심지어 머그컵에 달라붙지도 않고 똑 깨끗하게 떨어지는 것이었다. 드는 의문,


1) 실리콘 용기 아니라 그냥 머그컵에 해도 되는 것인가?

2) 아몬드가루나 아몬드버터나 동일한 재료인데 (갈면 가루, 더더더 갈면 버터), 아몬드가루 말고 아몬드버터(=비슷한 피넛버터)만 넣으면 안 되는 걸까? 꼭 아몬드가루가 필요한 걸까? 하지만 피넛버터 계란찜이라니 정말 괴식인데..


경험을 공유해 본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1) 머그컵 가능. 2) 가루 없어도 됨.


도구: 머그컵


재료:

아몬드가루

100% 피넛버터

허쉬 무가당 코코아가루

계란

제조:

아몬드가루 2, 피넛버터 2, 코코아가루 1 대충 이 정도로 넣고 섞었다. 피넛버터는 상온에서 녹으니 섞는 게 어렵진 않았다. 그릇에 묻어서 그렇지...

여기에 계란을 하나 넣고 섞는다.

전자레인지에 뚜껑 덮지 않고 1분가량 돌린다. 불안하면 30초 더.

당을 추가하지 않아도 괜찮다. 피넛버터 특유의 단 맛과 코코아가루의 달콤한 향 덕에.

이게 신기한 게 베이킹파우더를 넣지 않아도 위로 마구마구 부풀어 오르더라고. 그런데, 알고 보니 계란찜처럼 부풀어 오르기도 하지만 빵 아랫부분 공기가 뜨거워지면서 마치 피스톤처럼 빵이 위로 기어올라오는 것이었다. 중간에 끊어주지 않았다면 빵이 머그컵을 탈출했을 듯.

익는 동안 쪼그라들어서 머그컵 뒤집으면 그냥 툭 떨어진다. 머그컵도 깨끗하네?


두 번째로 할 때는 계란을 먼저 풀고 거기에 재료를 섞었다. 그랬더니, 마찬가지로 빵이 톡 떨어지긴 하지만 머그컵에 지저분하게 묻어있었다. 그러니까, 첫 번째 시도에서 머그컵이 깨끗했던 이유는 피넛버터를 먼저 섞었기 때문에 버터를 빵틀에 바른 효과가 있었던 것이다!

자, 잊지 말자, 피넛버터 먼저 섞고 계란을 투하한다.


다음에는 아몬드가루를 빼 보았다.

재료:

100% 피넛버터

허쉬 무가당 코코아가루

계란

제조:

피넛버터 2, 코코아가루 1, 계란 하나. (비율은 대충)

전자레인지 1분 정도.

와, 아몬드가루가 없어도 빵 비슷하게 된다. 넣었을 때랑 크게 차이를 모르겠더라고. 그런데, 피넛버터만 넣어도 되는 건지, 그래도 가루류=코코아가루가 들어갔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가루 없이 해보았다. 이제 정말 계란찜의 영역이라 재료만 보면 괴식이다. 땅콩버터만 넣자니 기분이 이상해서 유자청을 넣었다.

재료:

100% 피넛버터 : 께름칙하면 아몬드버터를 쓰는 것이 그나마 마음이 평안할지도...

자임 유자청 : 유자 50% 설탕 50%. 시중 다른 제품보다 당 함량이 적다.

계란

제조:

피넛버터 2, 유자청 1, 계란 하나. (비율은 대충)

전자레인지 1분 30초 정도.

하하하. 빵(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되는 것은 계란과 지방의 힘인 것 같다. 단면은 카스테라 비슷하고 유자+피넛의 은은한 향은 살짝 미묘. 설탕 단 맛이 가려줘서 먹을 만 하지만 나에겐 너무 달다.


가루를 넣을 때와 식감 차이가 조금 있는 것도 같고 좀 덜 오동통한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애초에 계량자체가 맘대로라.


계란을 쉽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 후라이나 삶는 것보다 쉽고, 왠지 찜보다도 편하다. 찜은 부재료와 간을 맞추어야 하고 빵이나 밥을 곁들여야 할 것 같은데 이건 이것만 먹으면 돼서. 견과가 들어가니 칼로리도 높고 배부르다.


다음엔 대파빵을 해보아야겠다!!! 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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