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성 진화시 우이현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 소도시 저장성 '우이'라는 곳에 왔다. 10년 전 어학연수를 하다가 만난 중국인 친구의 집에 초대되어 하루를 묶고, 지금은 호텔에서 며칠째 머무르고 있다. 처음 우이기차역에 내렸을 때, 솔직히 너무 '휑' 해서 잘못 왔나 싶을 정도였다. 외국인도 거의 없는 것 같다. 호텔에 체크인을 할 때 직원이 '여기까지 여행하러 온 거예요?'라고 물어봤을 정도였다. 보통 외국인이 호텔에 올 때는 출장 때문에 잠시 머무르는 정도라고 한다. 나는 중국전화번호가 아직 없어서 체크인하는데 시간이 좀 오래 걸렸다.
소도시라서 관광지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중국인 친구집에서 소소하게 차를 마시거나 등산을 하고 근처 시내 구경하는 일상을 보냈다. 장소가 한국에서 중국으로 바뀌었을 뿐, 원래 그대로의 할 일들을 조금 여유 있게 보내는 것 같다. 대도시와는 확실히 다른 느린 일상이 있다.
대도시와 소도시를 굳이 비교하자면 소도시는 정말 '날것'의 느낌이 난다. 부서진 버스손잡이, 고장 난 화장실문, 선크림 따위 바르지 않아서 피부가 까만 중국인들과 집문앞까지 따라오는 길고양이들까지... 언뜻 보기에 정리도 안되고 낡아있는 것 같지만 그들에게는 일상이고 삶이다. 그래서 다른 어떤 것과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 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나를 이곳에 초대해 준 중국친구에 대한 고마움까지 더해져서 이곳에서 한 장면 한 장면이 나에게는 소중한 사진처럼 찍힌다. 쌩라이브로 중국시골과 만나고 있다.
오늘은 친구와 근처 도시에 가보기로 했다. '이우'라는 도시인데 세계적인 도매시장이 있는 곳이다. 친구와는 기차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지하철이 없어서 오로지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도대체 버스정류장이 어디인지, 기차역 가는 버스가 있기는 한 건지 찾을 수가 없었다. 지도어플이 가리키는 곳이 여기가 맞는건지 틀린건지 알수없어 당황스럽다. 지하철보다 버스가 아무래도 난도가 있다 보니 버스를 탈 때는 바싹 긴장을 해야 한다. 근처 중국인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역시나 아주 편한 옷차림의 중국인 아주머니 두 분이 내가 버스를 안전하게 탈 수 있도록 버스정류장까지 친히 나를 데려다준다. 나는 계속 '쎼쎼!'(고마워!)를 외친다. 그들이 나에게 길을 알려준 것보다 외국인인 나를 도와주려고 한껏 애쓰는 모습이 마음속에 잔잔하게 남는다. 버스를 타고 기차역으로 가는 길이 따뜻하다.
상해 같은 대도시는 확실히 사람들도 바쁘고 빠르게 지나간다. 어딜 가도 북적이고 사람은 많지만 그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여기서는 서로가 서로를 경계하지 않고 열려있다. 거기다 더해서 중국인 특유의 '쌩라이브' 모습으로 다가오니 더욱 재밌다. 길거리에서 만두를 먹으며 말을 걸기도 하고 잠옷을 입고 슈퍼에서 인사를 하기도 한다. 남을 의식하지 않는 모습이 오히려 좋아 보인다. 나는 외국인이기 때문에 낯선 곳에서 조심해야 할 부분은 있지만 이번에는 '쌩라이브 중국 모습'을 담아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