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제일 중요한 공부

대형마트에서 배우다

by 러키승

나는 개인적으로 육고기를 안먹어서 어딜가나 생선이나 해산물만 골라먹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중국은 식재료가 워낙 많고 다양해서 참 다행이다. 특히 상해같이 대도시에는 정말 듣도보도 못한 신기한 식재료가 많은데 대형마트에 가보면 수만가지 식재료 종류에 입이 딱 벌어진다.



화려한 색깔의 수십가지 과일, 돼지심장부터 뇌까지 각종 부위의 고기, 멸치부터 광어까지 어떻게 한 마트에 이렇게 많은 걸 모아뒀을까 관리하기도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정도이다. 처음보는 광경에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하지만 웬걸 이 많은 식재료 중에 내가 좋아하고 먹고 싶은 식재료는 없었다. 나는 렌틸콩이나 병아리콩을 찾고 있었는데 중국마트에는 없다. 몇번이고 다시 가보고 찾았지만 결론은 없었다. 물론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면 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지만 3번이나 같은 곳을 방문하면서 내가 중국에 병아리콩을 찾으러 온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한국에서의 방식을 그대로 중국에서도 적용하려고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에게 맞는 것' 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내가 지금까지 먹던 것이 나에게 맞는 것인 걸까. 이건 내가 갖고 있던 습관으로 인해 새겨진 각인이 아닐까. 그 각인을 이제 새로운 장소에서는 다시 새겨야 하지 않을까. 나에게 '맞았던 것'을 조금 수정해야 할 때가 온것 같다.


여기는 한국이 아니고 중국이다. 땅도, 물도, 사람도, 언어도, 생각도 모두 다른 외국이다. 이곳에서 나는 한국에서의 생활방식을 그대로 가져와서 똑같이 세팅해 놓으려고 각을 잡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만큼 비효율적인 것이 어디 있을까. 중국은 나에게 맞춰주지 않는다. 내가 맞춰가야 여기서 빠르게 적응하며 살수 있다.


식재료의 문제가 아니다. 식재료가 아닌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는 습관이나 편견을 중국에서 잘 흡수될 수 있도록 재정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분간은 내가 꽁꽁 싸매고 있었던 한국생활의 편견과 인식들을 벗기고 다시 입는 작업이 계속 이루어 질것 같다.


처음에 마트에 갔을때 적나라하게 진열되어 있는 돼지심장을 보고

'으악 돼지심장을 어떻게 먹어!'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돼지심장도 여기서는 먹는다면 먹는것이다.

'오오! 돼지심장도 먹는구나! 처음보네!' 라고 나의 인식을 한번깨고 새로운 생각이 나를 통과하도록 하면 그자체로의 외국문화를 이해할수 있다.


기존에 것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것을 통과시키는 것, 외국생활이 나에게 주는 가장큰 공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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