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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러키승 Mar 23. 2024

AI와 공무원

열다섯 번째 꼰무원들

AI(인공 지능)란 기계 또는 시스템에서 표시하는 인간과 같은 모든 행동을 의미합니다. AI 컴퓨터는 과거의 유사한 행동 사례를 통해 얻은 광범위한 데이터를 사용하여 인간의 행동을 ‘모방’하도록 프로그래밍됩니다.


요즘 AI가 대세입니다. 챗GPT가 세상을 놀라게 하더니 각종 AI가 생활 속으로 속속 들어오고 있어요. 개인의 능력이 부족해서 하지 못했던 일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AI의 도움을 받으면 쉽게 도전할 수 있게 되었죠. 그림을 그리는 것도, 동영상을 만드는 것도, 전문가의 영역이 아니게 되었어요. 발전의 속도가 너무 빨라 혼란스럽지만 아직은 그 변화를 즐길 수 있는 단계인 듯합니다.

  

구청에서도 AI 흐름은 예외가 아닙니다. 아직 눈에 띌정도는 아니지만 조금씩 신기한 것(?)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CCTV가 대표적인데요. 주택가, 도로, 보도, 공원, 하천, 학교 주변 등 우리 동네 CCTV는 구청에서 관리합니다. 서울 자치구 내에 3천~ 5천대의 CCTV가 있고, 공공기관(지하철공사, 철도공사 등)이나 사기업에서도 CCTV를 자체적으로 설치하기도 하니까 개수는 어마무시하죠. 내 집 밖을 나가면 1초도 쉴 틈 없이 찍히고 있는 거예요. 사각지대가 거의 없습니다. 거기다 카메라 화질도 좋거든요. 줌기능으로 50배를 당겨도 얼굴 이목구비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요즘은 공무원이 사무실에 앉아서 몇천대의 CCTV를 다 볼 수는 없으니 AI를 탑재해서 관제시키거든요. 아직 정확도가 높지 않아서 사람이 마지막에 확인을 해야 하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사람의 결정이 필요 없게 될 것 같습니다. 오늘도 AI CCTV는 스스로 공부하고 있어요. 이 물체가 사람인지 나무인지,  사람 할아버지가 쓰러진 건지 가게 입간판이 쓰러진 건지 구별하기 위해 학습하고 있죠. 점점 정확도는 올라갑니다. 결국 AI가 실시간으로 방화범도 잡고 뺑소니차 위치도 알려주고 경찰에 신고도 할 겁니다. 멀지 않았어요. 지금도 인간은 AI가 없으면 일이 안됩니다. 하지만 AI는 점점 인간을 배제하고 있죠.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지 헛갈립니다. 


공직사회에 AI가 들어온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해 봤어요. 어떤 영역에서 AI가 들어올까? 그리고 들어온다면 공무원도 잘리게 될까? 


우선 단순 반복되는 업무나 민원상대는 AI가 모두 대체하겠죠. 그래야 해요. 민원 때문에 힘들어하는 공무원이 많은데 감정 없는 AI가 대신해 준다면 공무원 부담이 크게 줄어들 거예요. 그렇게 되면 하위직(7~9급) 공무원들이 필요 없어지겠죠. 민원상대는 젊은 공무원들이 하거든요. 그렇다면 하위직인 나는 잘리려나요? (그럼 일할사람이 없을 텐데?)


하지만 의사결정이나 가치판단의 영역에 AI가 들어온다면 쓸데없는 예산낭비나 보여주기식 행정은 없어질 수 있을 거에요. 지금은 구청에서 예산을 집행할 때 기관장의 가치관이 큰 영향을 끼치고, 과장이상 고위공무원의 판단에 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데 그들의 결정은 진짜 주민의 안전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 것이 아니거든요. 단지 선거 때 표를 잡기 위한 거죠. 결국 개인의 욕심이 예산을 좌지우지하는 거거든요. AI가 방대한 빅데이터로 의사결정까지 내려준다면 그들의(고위직) 역할은 필요가 없어지겠네요. AI가 훨씬 정확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해줄 테니까요. 오! 그럼 공직문화도 바뀌겠군요! 


AI는 이제 필연입니다. 얼마나 깊숙이 들어오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들어오느냐의 문제만 남았겠죠. 객관적인 데이터로 편파적인 판단을 배제한 채 문제를 해결하고, 민원상대같이 공무원들이 힘들어하는 영역을 대체해 준다면 공직문화도 나아질 거라고 봅니다. 두렵기도 하고 기대도 됩니다.

꼰무원들 정신 바짝 차려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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