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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재 Oct 16. 2024

가을볕

-by simjae 

양평의 어느 외진 숲속, 지난 5월 박석을 골라 캐고 땅을 고르고 돌을 심은 42m 산책길이다. 덕분에 온 다리와 팔을 모기에게 다 내주었다.



가을볕 


 유현숙 

 


볕이 참 좋다, 내일 뭐해?

들도 산도 붉다

올래?

해거름 둑길 끝까지 달리게

자전거 타이어에 공기 빵빵 채웠어

산촌 가을은 짧아

산집은 쉬 어두워지고 추워

저녁엔 장작 패서

벽난로에 불 지펴 불멍 어때?

건너 와

입석이라도 타고

새벽의 숲은 가장 숲다운 것 알지?

빨간 장화 신고 노란 꽃더미 사이를 걸어

여뀌도 고마리도 이슬에 젖은

들길을 걷자

네가 좋아하는 커피 내려놓을께

꼭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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