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내게 해 주었던 말을 기억하려 해
요즘 수지가 나에게 해 주었던 말이 자꾸 떠오른다.
“부영아. 만약 네가 관심 있는 사람이 생겼어. 근데 내가 그 사람 좋다고 해. 내가 좋다고 해도 네가 관심 있는 사람이 생겼고 그 사람도 너한테 관심이 있다면. 그땐 그냥 만나는 거야. 알겠지? 나한테는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이야기하면 돼. 그러면 되는 거야.”
이 말이 자꾸 떠오른다.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말이었다. 나를 잘 알지 않으면 할 수 없는 말이었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그렇다.
난 용기도 없고 자신감도 없고 어쭙잖은 의리만 있어서 사랑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수지는 그걸 눈치채 주었고 나에게 이렇게 말해 준 것이다. “그땐 그냥 만나는 거야. 알겠지?”
후에 내가 그 한 사람을 만나 가정을 이룬다면 그건 수지 네 덕도 있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