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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드웬디 May 25. 2024

엄마가 요단강 앞에 섰을 때, 아이는

화장대 위에 딸아이가 쪽지를 올려놓았길래
평소와 다름없이 편안하게 읽었습니다.

가끔 아무 이유 없이 쪽지를 써 주는 귀여운 아이라서 오늘은 무슨 이야기일까 했습니다.


요새 들어 제 마음이 많이 안정되어서 그게 아이 눈에도 보였구나, 싶어서

힘껏 안아주면서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엄마가 웃는 게 좋았구나!"

"응!"

"나도 우리 아가 웃는 게 좋아. 고마워~"

"엄마, 그런데 이거 언제 썼게?"

"오잉? 방금 쓴 거 아니야?"

"아니야, 그날.. 그때 쓴 거야."

"응......... 응?!"

그날은 제가 요단강 앞에 섰던 날입니다.

친정엄마가 놀라서 오셨고,
경찰도 왔다가 가고,
그렇게 제가 가족들 마음에 대못을 박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던 날입니다.

어른들이 아무리 쉬쉬한다고 해도, 초등학교에서 가장 형님인 아이가 상황을 모를 리 없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눈물을 참아가며 엄마에게 편지를 썼을 아이를 생각하니 숨이 쉬어지지 않았습니다.


엄마! 난 엄마가 매일매일 스스로에게 행복과 사랑의 속삭임을 해줬으면 좋겠어♡

하루하루 그날의 가치와 자유롭게 뻗은 엄마의 날개를 난 항상 응원하고 있어.
시간은 잔혹하지만 그만큼 아름답고 부드럽기에
난 항상 세상의 모두가 엄마를 사랑하고 감사하고 존경하고 생각해 준다는 걸 기억해 줬으면 해.

행복, 즐거움, 웃음.
그 모든 것들이 채워질 엄마의
어제, 오늘, 내일을 위해 기도할게.


엄마가 너무 좋다.
가끔씩 솔직하고 아름다운 생각들을 곱씹으며 골똘히 생각에 잠기는 모습이 엄마답고 즐거워 보여.

기분이 좋아졌다.
항상 곁에 있어줬고, 다양한 모습으로 나의 옆에서 토닥여준 엄마가

내 구원자고
내 의지고
내 존경이어서.

엄마가 웃는 그 호탕한 웃음소리가 너무 듣기 좋아서
그저 엄마가 행복하기를 바랐다.

어제를 후회한다면 내일을 기다리고
어제를 원망하면 내일을 사랑하길.


너무나 고맙고 행복해서 숨이 쉬어지지 않았습니다.

늘 불행은 제가 행복해할 때 찾아온다고,
왜 나는 행복을 느낄 자격도 주지 않냐고 하늘에 소리치기도 했는데,
어느 누구나 그렇게 똑같은 삶을 사는 걸 이제는 압니다.

오늘의 감사하고 벅찬 행복에 이어
또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이 문을 두드린다고 해도,

이제 당당히 맞설 수 있습니다.
그래봤자 너도 지나갈 거잖아, 하고 두 눈 부릅뜨고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석 같은 아이들을 주신 하늘이니,
그 수많은 사건 사고 속에서도 우리를 지켜 준 하늘이 내 편이니,
오늘의 감동과 감사를 있는 힘껏 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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