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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by 위드웬디

고양이처럼 살고 있습니다.

숨이 아홉 개라는 고양이처럼 계속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삶을 포기하려했던 것만 여섯 번이니까요.

우울이 가벼운 감기처럼 서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는 때까지 세면 수도 없이 많습니다.


주변 사람들 힘들게 하는 종자임에 틀림 없지만,

그만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속속들이 공감하고 쓰다듬어줄 수 있습니다.

'나는 이렇게 하니까 살아지더라.' 하고 일곱 번째 사는 사람의 소소한 비결을 전해줄 수 있습니다.


요단강에 여섯 번 찾아갈 정도로 박복하다고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 진흙탕에서 빠져나온 게 여섯 번이고, 일곱 번째 삶을 만끽하는 복 많이 받은 사람입니다.


우울증과 공황장애, 시집살이, 부부간의 갈등, 건강 악화, 투자 실패까지 겪고 나니

이제 세상 살아가는 '사람'들이 다 기특하고 이뻐 보입니다.

각자의 고통을 견디고 묵묵히 살아내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일 수밖에요.


아홉 번째 삶까지 두 번의 고난이 더 있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지금껏 쌓아온 노하우를 검증할 기회입니다. 그만큼 크게 웃을 자신 있어요.

그 웃음을 나누어드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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