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바라왔던
요가 수련을 마무리하는 사바사나. 그 시간이 오면 힘들게 몸을 움직였던 사람들을 더 편안하게 쉬게 해주고 싶었다. 나도 직장인이었으니까, 한껏 지친 얼굴을 하고 요가원에 왔었으니까. 그리고 유연하지 못한 나 자신과 소리 없는 싸움이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으니까.
싱잉볼을 칠 줄은 알지만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더 알고 싶고, 더 배우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싶었는데 여기 인도에서 기회가 되어 싱잉볼을 배웠다. 나 자신을 힐링하는 방법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방법, 우리 몸에 가지고 있는 일곱 가지 차크라를 정화하는 방법을 배웠다. 눈을 감고 듣기만 할 때는 몰랐던 싱잉볼의 심오하고 신비로운 세계를 슬며시 들여다보았다.
싱잉볼을 치는 힐러는 그 대상을 위해 섬세하게 다가간다. 먼저 상태가 어떤지 대화하고 싱잉볼을 칠 때는 더 조심스럽지만 명확한 힘을 사용한다. 온 집중을 쏟아내어서 몸이 아프기도 하다. 그럴 땐 나 자신도 싱잉볼의 소리를 들으며 명상하고, 잠시 스틱을 놓고 쉬면 된다.
저번주엔 같이 인도에 온 학생들에게 싱잉볼을 쳐주는 실습의 시간을 가졌다. 선생님의 리드로 시작하고 안내를 따라 이어갔다. 사실 많이 긴장해서 손도 떨리고 치는 세기도 일정하지 않았고 무거운 싱잉볼을 들고 치니 손목이 휘청이기도 했다.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집중하다 보니 등이 흠뻑 젖을 정도로 땀도 났다. 하지만 다들 싱잉볼 힐링이 끝난 후 편안한 얼굴로 감사의 인사를 보내줬는데 그 웃는 얼굴이, 따뜻한 인사가 힘든 것들을 날려버렸다. 첫 실습이라 많이 부족했을 텐데 모두들 좋아해 줘서 기뻤다.
작년, 상처를 받고 인도에 와서 조금씩 스스로 치유되는 나를 보며 느꼈던 것이 있었다. 나도 다른 사람들을 치유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다. 상처받았던 영혼이기에 그 아픔을 어루만져 주고 싶었다. 우리는 모두 상처받은 영혼이지 않은가.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주 작은 것이기에, 그저 싱잉볼이라는 소리를 빌려 마음속으로 앞에 있는 사람들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 그러면 더 편안해지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 머나먼 나라에 와서 다시 만날 사람들을 생각하며,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 또 하나를 배워간다. 여기서 담아 온 맑은 웃음으로 반갑게 인사할 날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