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맨부커 Oct 27. 2023

그래요. 나는 교육행정직 공무원입니다.

JUST DO IT, 달려라 나의 40대 여...

JUST DO IT,  다시 한번 무엇이든 도전하자!!


 요즘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자 삶의 철학이다. 나이가 들수록 좋은 점들도 많지만, 한편으로 안정된 틀속에 자꾸만 갇혀 소극적으로 변해가는 내 모습 걱정되기도 한다.  


업, 결혼, 육아 만 보고 정신없이 살다가, 시선을 돌려 거울을 보니 41살이라는 숫자가 어색하고 불편한  중년의 남자가 거울 앞에 마른 명태처럼 서있다. 30대가 백일몽 꿈을 꾼 듯 증발해 버렸다. 정녕 삶은 일장춘몽일까?  


 아침마다 세수를 하고 거울을 보며 로션을 바르는 일은  초등학생부터 지금까지 긴 세월 동안 자연스럽게 몸에 밴 일상 루틴이지만, 언제부터인가 나는 무의식적으로 거울 보는 것을 외면해 왔었다. 소원해진 연인과 자연스럽게 연락이 뜸해지듯....... 말이다.

(거칠어진 피부와 주름, 두더지 게임처럼 얼굴을 내미는 흰머리, 비포장 도로처럼 울퉁불퉁한 뱃살 때문일지도...)


다시 나를 찾고 싶었다. 희미해져 가는 나를!!


하루하루가 강한 급류에 휩싸여 떠밀려 가는  것 같다. 하지만, 하지만, 나는 변하고 싶다. 나를 찾고 싶다.

물 위에 갓 건져낸, 펄쩍펄쩍 뛰는 활어처럼 역동적인 내 모습을 되찾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이 욕망이 고개를 쳐든다.


결국 나는 동안 곁눈질로 외면해 왔던 거울 속의 나를 오늘부터 천천히 정면으로 응시해 본다. 어렵게 성사된 소개팅 주인공을 만나듯, 머리부터 발끝까지 연민과 애정을 담아 조심스레 말을 걸어본다.


너 요즘 괜찮니? 외롭지는 않니? 아픈 곳은 없니?
지금 하고 싶은 게 있니? 무슨 말을 하고 싶니?
좋아하는 거는 뭐니? 근데 너는 진짜 누구니?


이렇게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놓으면 우리의 뇌는 아주 영리해 어느 시점에 가서 답을 내어준다. 삶의 의미를 찾고 주체적으로 살고 싶은 사람은(마른명태가 아닌 활어처럼) 마음의 눈을 조금씩 내면으로 돌려야 한다. 이것도 지속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꾸준하게 묻고 읽고 쓰고 달려야 한다.



출근하는 아침 시간 엘리베이터 속 안에서 답이 나왔다.

"그냥 달리고 싶어."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그래 그럼 가보자. 도전해 보자.


이런 마음들이 결국 나를 마라톤 대회 출발선에 세웠다.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고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다시 내게  것이다. 아주 오랜만에 가슴이 뛰고 설렌다.

하프 마라톤, 21.095km


아무 준비 없이 나갔지만, 결코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나를 찾기 위해, 스스로에게 부여한 기회였기 때문이다.

사실 생각해 보니, 40대에 와서 만난

글쓰기, 마라톤, 새벽시간, 명상, 독서   이 모든 것들이  나를 찾고 싶다는 간절한 욕망과 결핍이 나에게 준 위대한 선물이었다.  감사하고 감사하다.


- 다음 편은 하프 마라톤을 달리며 느낀 소회 -


매거진의 이전글 그래요. 나는 교육행정직 공무원입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