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소통에 오류가 있는 이 남자와 만나야 될까 말아야 될까.
첫 만남에서 가진 물음표는 만나는 동안에도 이어졌다.
말수는 없는 데다가 한번씩 물어보면 이상한 소리가 답이 되어 오는 경우도 많았다.
남편과 저녁 늦게 만나 어디 가냐고 물으면
“파 묻으러 가”
라는 웃지도 울지도 못할 이상한 말이 대답으로 돌아왔다.
정말로 깜깜하고 으슥한 곳을 지나면서 대답했을 땐 실로 차에서 뛰어 내려야 할 판이었다.
거기서 그치면 다행이였다.
말수는 없어도 그 입은 술을 먹기 위해 생겨난 것인지 헷갈릴 정도의 주당이었다.
술만 먹으면 다행이지..
순진한 총각 인줄 알았는데 스킨십은 어찌나 빨리 하고 싶어하는지..하.. 안되겠다.
그 뒤로 남편의 연락을 씹고 잠수를 탔다.
눈치 못 챈 남편은 바쁜 줄 알고 계속적으로 연락을 했다.
그만해야 될 거 같아서 솔직하게 얘기를 했다.
“인연이 아닌 거 같아 안 될 거 같다. 잘 지내”
그러자 돌아온 남편의 답은 또 한번 내 마음을 건드렸다.
“내가 좋은 모습을 못 보여 준거 같아 미안해. 잘 지내”
‘이건 뭐지? 사과를 하는 모습을 보니 뭐랄까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는 건 뭐지?’
그렇게 생각에 잠긴 와중에 엄마는
또 한번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고 오작교 역할을 했다.
술 때문에 못 만나겠다던 나에게
엄마는 니 나이에 동갑은 만나기 힘들다고 하더라며 게다가 공무원이니 한번 더 만나보라며
반대하던 엄마도 주위에서 하는 말을 듣고 나를 부추겼다.
‘그럼 다시 연락해볼까’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다시 보자는 연락을 했고
그렇게 우리는 엄마들의 도움으로 결혼을 했다.
만나고 결혼까지 6개월.
농사 일 없을 때 결혼해야 된다는 시어머니의 결단력으로
더 이상 아들이 결혼 못하고 혼자 있는 게 싫으셨을 어머니의 신속한 판단력은
물음표를 가진 내가 더 이상 고민하고 생각할 틈을 주지 않았다.
그렇게 뜨거운 7월에 결혼하게 된 우리는 결혼생활도 뜨겁고 치열하게 싸웠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의 싸움은 서로를 몰라서 싸운 초입에 불과하였다.
더 크고 치열한 싸움이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한 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