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막. 보름
산들바람이 고요히 흩날리며
내 마음속에 스며들기 시작해.
바람은 은밀히 나를 지나
온몸 구석구석을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나 역시 바람, 그의 품에 몸을 맡기리.
바람아, 나와 함께 가자.
산들바람을 따라,
바람이 내 발걸음을 따라,
세상 곳곳에
새로운 봄의 흔적이 하나둘—
우리의 흔적이 하나둘—
산들바람의 노래가 세상에 스며드네.
따스한 바람과 함께하는 이 순간,
내 인생은 찬란한 축제의 향연.
산들바람은 머물지 않고
또 다른 이의 품으로 흘러가더라도,
내 마음은 언제나 그를 위해
따스한 안식처,
추억으로 피어나는 정원을 열어놓으리.
그가 스치고 간 자리마다
조용히 무언가가 피어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