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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아씨작가 Nov 09. 2024

사랑하는 만큼

기쁨과 슬픔이 함께 한 날

별자리 이야기를 하며 일주일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내 행성이 토성이라는 말을 들었다. 토성, 묵묵하게 균형을 맞추고, 일정한 속도로 나아가며 시간을 예측하게 해주는 행성이라니. 


그 말대로 나는 어딘가 정확한 타이밍에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사람인 듯하다. 틀린 적이 거의 없었다. 우연이라기엔 너무나도 때맞춘 순간들이, 내게는 마치 운명처럼 느껴졌다.


억눌린 감정이 쏟아져 나오던 그날 이후, 나는 감정에 솔직해지는 법을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물론 비교하고 싶지 않지만, 사회는 자꾸 비교의 기준을 들이민다. 그러다 보니 점점 성격이 나빠져서 그림 그리는 나의 마음이 싫었다. 그럴 때마다 한동안 그림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차오르지만, 결국은 또다시 새 작품을 구상하며 고민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최근에는 2년 전에 완성한 작품을 걸어 보았다. 작품을 보는 이들에게는 어떻게 다가갈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어떤 날에는 "작품에는 주인이 따로 있다"라는 말조차 믿기 어려웠다. 그 말이 오늘만큼은 공허하게만 들렸다. 자꾸만 비교되는 내 삶이 그날따라 유난히도 힘들게 다가왔고, 결국 나는 점점 예민해져 날이 서 버렸다.


마침내, 감정이 폭발한 날. 참아왔던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울음을 참지 않고 전화기 너머로 속마음을 쏟아냈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그림을 그리며 살아가려 하는지, 나를 나 자신에게 집중하게 만드는 이 감정이 나를 사로잡고 있었다. 그것은 스카프처럼 나를 감싸고 있는 무언가였다. 화려한 색감 속에 감정은 감춰져 있었지만, 어느새 내 살결에 밀착된 스카프처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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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만든 트윌리 스카프에는 나의 다섯 가지 감정의 조각을 담았다. 다르지만 닮은 이 조각들이 가방이 되거나 내 몸을 감싸는 소품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연말에는 그 작품들을 선물 바구니에 담아 누군가에게 주고 싶다. 이 감정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어떤 선물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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