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특별하게 사랑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별은 평범하게 했어. 아직 사랑하는데 서로가 지쳐서 하는 이별이라는 게, 이렇게 흔한 일이라는 걸 널 통해서 깨달았어. 난 그런 노래 가사가, 그런 라디오 사연쯤은 모두 과장된 이야기라고 생각했거든.
그렇게 의심이 많은 내가 너를 다 믿었다는 것도 지금 돌이켜 보면 그렇게 신기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잖아. 너는 어땠어? 너는 나를 만나면서 어떤 너를 마주했니.
우리는 특별하게 사랑했고, 평범하게 이별했어. 이별까지 가는 길은 온갖 생채기로 가득했고, 나와 너는 서로가 내는 상처에 부단히도 서로를 내어주었으며 그렇게 제 몸 상처는 아랑곳 않으면서 상대의 생채기는 핥아주어야 했던 순간도 있었어. 서로가 속삭이던 다정한 사랑의 말들이 줄어들어도, 더는 서운한 일들을 말하지 않게 되는 때에도, 우리는 그래도 아직은 특별하다 믿었어. 평범한 사랑이라고 생각했으면 조금 덜 힘들었을까. 특별하다 믿었던 것들 중에 진짜 특별한 건 하나도 없었으니까.
보고 싶다는 말이, 사랑한다는 말이, 처음 뱉어진 순간보다 가벼워져서 이렇게 가벼운 무게로 네게 줄 수 없다고 생각했던 어느 날 우리는 아주 평범하게 이별했어. 그냥, 그 많은 이유들을 한 마디로 일축했던 그 이유로. 그냥. 우리는 이제 서로가 없이 못 살던 때를 지났으며, 편안함이 설렘보다 앞서게 되었으며 기어코 서로의 부재가 못 견딜 만한 일이 되지 않았으므로.
우리의 이별은 남들이 다 말하는 그 평범한 이유들로 이뤄졌으며, 나는 평범한 이별의 후유증을 겪고 있어. 너는 어때? 너도 평범한 이별을 하는 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