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말이야? 벌써 다 뒈졌어”

홀로 와서 홀로 가는 길

by 리마인더



당신이 생각하는 죽음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생을 마감하는 것.
연결된 모든 것과의 단절.
대사의 정지, 멈춤, 무감각, 몸이 단단히 굳는 상태.
물리적 소멸.
에너지의 환원 과정.
돌아가는 것. 삶의 정리와 마무리.
삶을 나타내는 지표(평가).
모든 생명이 있는 것들의 숙명.
영원한 잠.
쉼.
강을 건너는 것.
아무도 함께 갈 수 없고,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하는 곳.
미지의 세계.
삶의 유한성.
추억을 남겨 두고 떠나는 여정.
육체는 사라지고 기억 속에 남는 일.
선종(천주교), 소천(개신교), 열반, 입적(불교).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새로운 시작.
...




죽음, 말속에 담긴 의미를 생각해 본다. 짧은 단어 속에 참 많은 의미들이 담겨있음에 새삼스럽다. 기록한 것 들 외에도 수많은 의미들이 존재할 것이다. 여전히 죽음을 모르겠고 파고들면 들수록 어려워진다. 다만, 계속 나만의 의미를 찾아갈 뿐이다. 글을 읽는 분들이 생각하는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 무척 궁금해진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는 걸어서 한 바퀴를 돌면 30분 정도 걸리는 호수가 있다. 어느 날 호수를 걷다가 우연히 노신사 한 분과 눈인사를 나누게 되었는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걷다가 두 번째쯤 마주치자 마치 아는 사이(?)처럼 되었다. 그는 87학번으로, 소싯적 공부깨나 했다며 자신을 소개했으며 국내 최고의 공학 연구소에서 연구를 수행한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조용히 혼자 걷기를 즐기다가 졸지에 과거 영광에 사로잡힌 분의 먹잇감(?)이 되는 것은 아닌가 싶어 아찔하려던 찰나, 대화 주제가 자기에서 친구로 훌쩍 건너갔다. 이후 그분의 대학 친구들 역시 의사, 연구소장, 정치인 등 나름 한가닥 했다는 이야기가 이어졌고, 그러던 중에 뜬금없이 이제 그 친구들은 단 한 명도 만나지 않는다고 했다.




왜 만나지 않는 것인지 이유가 궁금해진 나는 “왜요?” 하고 물어보았고 그의 답변은 “다 뒈졌어~” 하는 것이었다. 흠칫 놀라며 “예?!”하고 되물으니, “이제는 다 뒈지고 없어~ 만나고 싶어도 살아 있는 놈이 있어야 만나지!” 하는 것이었다. 무거운 이야기 주제와 별개로 크고 유쾌한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풉 하고 웃음이 터져 나올뻔했다.



“친하게 지내던 친구 놈들 다 그리 먼저 가고, 몇 년 전에 우리 집사람도 보냈지 뭐야. 그래서 이렇게 혼자 걷고 그러지. 혼자 걷는 게 좋아. 일주일에 서 너번은 걷는다고 내가.”



어떤 말을 하면 좋을지 몰라 “네~ 건강해 보이세요!” 하고 웃으며 그분에게 엄지를 척 날려드렸고, 갈림길이 나오자 우리는 다음에 또 보자며 인사를 나누고 손을 흔들며 헤어졌다.

그렇구나, 결국 혼자 왔다 혼자가 되는구나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출처 pixabay 홀로 와서 홀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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