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면접 :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에서

일과 사람의 적합성

by witsfinder


2006년 개봉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The Devil Wears Prada)』의 한 장면입니다.


백발의 중년 여성이 책상앉아 무엇인가 보고 있습니다. 그녀는 세계적인 패션 잡지 『Runway』의 편집장인 Miranda Priestly입니다. 냉혹한 패션산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면서 높은 위치에 오른 저명한 인물입니다.


그때, Miranda의 비서 자리를 지원하여 면접을 보러 온 Andrea Sachs가 긴장한 얼굴로 두리번거리며 들어옵니다. 패션업계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검정 바지에 다소 수수한 옷을 입고 있습니다.


Miranda : 누구세요?


Andrea : 아, 저는 Andy Sachs입니다. 최근 노스웨스턴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Miranda :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죠?


Andrea : 저는 편집장님의 비서로 일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네, 저는 기자가 되려고 뉴욕에 왔고, 여기저기에 이력서를 보냈습니다. 그러다 최종 (이 회사의) Elias-Clarke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인사부서의 Sherry와 면담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곳은 여기 아니면 Auto Universe입니다.


Miranda : Runway는 읽지 않나요?


Andrea : 아… 안 읽습니다.


Miranda : 그리고 오늘 이전에는 나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겠군요.


Andrea : 네.


Miranda : 당신은 스타일이나 패션 감각이 전혀 없네요.


Andrea : 글쎄요. 그건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요?


Miranda : 아니, 아니. 그건 질문한 것이 아니었어요.


Andrea : 음… 저는 일간지 노스웨스턴의 편집장이었고요. 청소노동자조합 착취 실태를 취재한 시리즈 기사로 전국 대학생 기자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습니다.


Miranda : 그만 됐어요.


(Miranda는 더 이상 듣지 않을 테니까 나가라는 듯 두 손을 젓는다. 그리고는 고개를 숙이고 신문을 보며 Andrea를 쳐다보지도 않는다)


(실망한 표정으로 나가려던 Andrea가 다시 돌아서며 말한다)


Andrea : 네… 그래요. 저는 이곳에 어울리지 않아요. 저는 날씬하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고, 패션에 대해서도 많이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저는 똑똑하고 빨리 배웁니다. 정말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이렇게 Andrea가 말하는 중에 Miranda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자세히 응시한다. 잠시 Miranda의 입가에 알 수 없는 옅은 미소가 스며든다. 때마침 면접 도중에 들어온 직원의 보고를 받기 위해 시선을 돌린다.)


Andrea :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Andrea는 돌아서서 사무실에서 나가고, Miranda는 무관심한 듯 바라보지도 않는다.)



영화 속에서 Miranda는 권위적인 인물입니다. 친절하지도 않습니다. 면접을 보러 온 지원자에게조차 거만하고 압박감을 느끼게 합니다. 면접관으로서 전혀 좋은 자세가 아니지요.


그렇지만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의 관점에서 본다면 Andrea도 뽑지 않는다고 해서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입사지원자로서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그녀가 지원한 회사와 직무에 대해 전혀 공부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회사의 사업 자체인 잡지 『Runway』를 읽어 보지 않았고, 비서로 일할 Miranda가 누구인지 알아보지도 않았습니다. 구직자로서 가장 기본적인 요건을 갖추지 않은 것입니다.


회사와 직무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취업하더라도 만족하면서 계속 일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잠재적으로 상사가 될 수 있는 면접관에게 여기저기 다른 신문사에 지원했고 최종 2곳 외에는 지금 선택지가 없다는 것까지 말합니다. 다른 곳에서 대부분 떨어진 사람을 뽑아준다면 이 회사 수준이 그만큼 낮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아직 어린 사회 초년생으로서 순진한 면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자칫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해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영화에서 Andrea는 결국 Miranda의 비서로 채용됩니다. 면접에서 스스로 패션산업에 적합(fit)하지 않다고 말할 정도로 관련 지식이나 경력은 없지만, 압박에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장점을 내세우는 진심을 담은 의지가 채용하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을 수 있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채용면접 질문의 3가지 유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