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perate job applicants
"입사 후 지원한 분야와 전혀 다른 일을 맡긴다면 할 수 있겠습니까?"
"예, 어떤 일이라도 주어지면 기꺼이 다 하겠습니다."
"연봉은 어느 정도 수준을 기대하고 있어요?"
"저는 연봉에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회사가 정하는 대로 따르겠습니다."
"다른 기업에도 입사 지원을 하셨어요? 아니면, 지원할 예정인가요?"
"오직 이 회사 입사 준비만 했습니다. 다른 기업에는 지원할 생각이 없습니다."
면접 현장에서 간혹 들을 수 있는 대화다. 이렇게 답변하는 지원자를 면접관은 어떻게 평가할까? 자신을 지나치게 낮추거나 회사에 과도한 충성심을 보이는 지원자는 면접관에게 ‘구직에 절박하다’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절박함이 반드시 ‘이 사람을 뽑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하는 것은 아니다.
면접관은 지원자의 겸손한 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한편으로는 자신감 있고 준비된 사람을 원한다. 구직이 급한 지원자는 자신감이 부족해 보일 수 있다. 어떤 불리한 조건이라도 감수하겠다는 태도는 '왜 이렇게까지 절박할까?'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어떤 일도 다 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정작 지원한 직무에 필요한 지식과 역량을 충분하게 갖추지 않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연봉이 어느 정도든 관계없다는 지원자는 일을 할 때 이해관계자와 협상에서 쉽게 양보하는 성향을 보일 수도 있다.
특히 구직 기간이 긴 지원자가 이렇게 답변한다면 면접관은 ‘이 사람은 왜 아직 채용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한다. 채용에서 여건이 불리할수록 지원자는 자신감과 확신을 보여야 한다.
사람을 상품에 비유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이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비교해보자. 너무 낮은 가격으로 어떻게든 제품을 팔려는 영업사원은 쉽게 신뢰를 얻지 못한다. 소비자는 그런 제품에 결함이 있거나, 싸게 팔 수밖에 없는 어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받는 제품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면접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지나치게 낮추고 확신이 없는 지원자를 면접관이 높게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앞서 제시한 질문에는 어떻게 답하는 것이 적절할까? 다음과 같이 표준적인 답변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자신만의 생각으로 더 훌륭하게 답변하는 것이 지원자의 몫이다.
“지원한 직무와 다른 일을 맡게 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합니다. 그 일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제 전공과 경험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서 회사에 기여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회사의 보상체계를 존중하지만, 제 경력과 역량 수준을 고려했을 때 업계 평균 수준의 적정한 연봉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성과를 내고 그만큼 인정받으며 성장하고 싶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 회사를 검토해 보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제 역량과 관심 분야가 이 회사의 비전과 직무에 가장 잘 맞는다고 판단해서 지금까지 이곳 입사에 집중해서 준비해 왔습니다.”
물론 절실함 자체는 중요하다. 많은 지원자 중에서 같은 조건이라면 절실하게 채용을 원하는 사람을 뽑는 것이 맞다. 절실하게 채용을 원하는 사람은 일에 대한 자신의 능력과 직무의 적합성, 열정, 자신감을 보여주면 된다. 그 일을 좋아하고 자격을 갖추었다는 것을 제시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진짜 절실함은 '어떤 조건이든 괜찮다'는 태도가 아니다. 채용만 해달라 듯 절박한 모습은 면접평가에서 지원자가 가진 진정한 역량을 가릴 수 있다. 결국 면접은 자신을 낮추는 자리가 아니라, 일에 적합하다는 것을 설득하는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