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동적인 마침표에 대해 생각한 여자
"나의 판타스틱한 장례식"
몇 년 전에 TV에서 우연히 이 다큐를 봤다. 강렬한 제목 때문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2018년 어느 여름날, 전립선암으로 죽음을 앞두신 할아버지가 본인의 장례식에 사람들을 초대했다.
장소는 할아버지가 투병 중이신 호스피스 병동이었다.
할아버지는 사전에 사람들에게 부고장을 보냈다.
대충의 내용은 이랬다.
전립선암으로 병세가 악화되고 있습니다.
소변줄을 찾고 있지만 정신은 온전합니다.
죽지 않고 살아있을 때, 함께하고 싶습니다.
죽은 다음 장례는 아무 의미 없습니다.
임종 전 지인과 함께 이별 인사를 나누고 싶습니다.
검은 옷 대신 밝고 예쁜 옷을 입고 함께 춤추고 노래 부릅시다.
능동적인 마침표를 찍고 싶어요
할아버지의 부고장을 받고, 장례식을 찾은 사람들은 약속대로 밝은 옷을 입고 나타났다.
할아버지는 가족과 지인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사이가 안 좋았던 지인과 약수를 청하며,
화해와 용서의 시간을 가졌다.
할아버지는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면서 장례식을 축제처럼 즐기셨다.
할아버지는 할아버지만의 방식으로 생을 정리하셨다.
가끔 내가 죽으면 누가 내 장례식에 올까를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살아생전 장례식은 생각도 못해보았다. 만약, 죽기 전에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그들을 얼마나 사랑했고, 그들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직접 말하고 죽는 다면 그것이야 말로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 싶다. 또, 사이가 안 좋았던 사람들에게 내가 먼저 악수를 청해 용서를 구하고 기도 하고, 날 슬프게 했던 누군가를 용서할 수 있다면, 자신만의 의미 있는 인생을 완성함셈이다. 할아버지의 능동적인 마침표를 찍고 싶다는 말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