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의 이불을 덮어주며 할머니를 그리워하는 여자
"따뜻하게 입고 다녀. 밖에 엄청 쌀쌀해졌어~~ 밤에 보니까 살짝 기침하는 거 같던데..."
놀이터 나가는 딸에게 옷을 입혀주면 말했다.
이미 마음은 놀이터에 가 있는 그녀는 알겠다고 건성으로 대답하며, 빠르게 대문을 나갔다.
지난밤, 아이가 얕은 기침을 했다.
이불을 발로 차는 아이이기 때문에 자면서도 여러 번 이불을 덮어주었다.
자면서도 의식이 있는 건지, 이불을 덮어주자마자 발로 차버린다.
그런 딸의 모습을 보면서, 갑자기 어린 시절이 생각이 났다.
어릴 때, 나는 할머니와 함께 방을 썼다.
더위를 많이 타서 밤마다 이불을 걷어 차기 일 수 있다.
그러면, 할머니는 자면서 몇 번이고 이불을 다시 덮어 주셨다.
그때는 그게 얼마나 큰 사랑이었는지 알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혼자 방을 쓰게 되고 나서, 할머니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잘 때 평소처럼 이불을 걷어 차면, 다시 이불을 덮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자는 내내 추워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잤다.
침대밑에 떨어진 이불을 보면서, 할머니가 생각났다.
할머니가 있었으면 계속 덮어 주셨을 텐데...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난 할머니에게서 받은 그 사랑을 딸아이에게 전하고 있다.
자면서 몇 번이고, 이불을 덮어준다.
덥다고 뭐라 하면, 감기 걸리니깐 배 만이라도 감싸라고 한다.
그리고 한마디 더 한다.
"너니까 해주는 거야! 엄마도 할머니가 그렇게 해주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