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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발견하는 기쁨 ( 3 )

포기하면 누리는 행복

by 김병태


나는 햄버거와 튀김류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클린턴 미국전대통령은 햄버거를 진짜 좋아한다. 의사들이 심장에 좋지 않다고 그렇게 경고했음에도 여전히 햄버거를 즐기다가 어느 날 심장문제로 병원에 입원한다. 퇴원한후에 그가 제일 먼저 먹은 음식이 햄버거이다. 나는 그런 그를 부러워한다.


햄버거를 좋아하고 튀김을 좋아하니 야채를 비롯한 건강식을 먹는 게 편안한 아내로부터 수 없는 사랑의 총알을 맞으니 당뇨가 발견된 40대이후부터 죄책감을 느끼며 햄버거와 튀김을 먹어야 했다. 식습관을 바꾸어 보려고 시도도 해보았다. 그리 절박하지 않았는지 결과는 없었다.

엄마를 닮아 건강식을 먹는 게 습관화된 아들들이 크자 이번에는 아내가 아들들을 이용해 총알을 쏘아댄다. 그렇게 50대를 보낸다.


60이 되니 이제 아들들도 주변에 있을 뿐 함께 있는 시간이 거의 없게 되고 아내와 둘만 보내게 된다. 아내는 총알이 다 떨어졌는지 포기상태로 가서 거의 총소리를 내지 않는다.

주말에 우쿨렐레 연습을 가는 아내를 라이드 해주고 맛있는 점심을 먹으러 간다. 점심은 New York Fries 이다. 감자튀김중에서 나의 최애이다. 너무 기분이 좋다. 좋아하는 것을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먹을 수 있음이 행복하다.


나는 그런 내가 좋다. 불량식품을 좋아하는 가벼운 입이지만 / 허접한 감자튀김에 만족하는 입이지만 남이 좋다는 것을 해보려다 스트레스만 받고 성취감이 없어 좌절감만 느끼던 삶을 포기하고 먹고 싶은 것을 편안하게 먹는 지금의 내가 좋다.


나는 오늘 내 가벼운 입을 마음껏 즐기면서 적당한 때에 이 땅과 작별하는 삶을 원한다.

치매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내 보니 오래 사는 것보다 적당한 때에 작별하는 삶이 더 나음을 배운다. 그래서 지금 감자튀김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내 모습을 찾는데 60년이 걸렸다는게 아쉽지만 그래도 지금이라도 찾았으니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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