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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서범 May 08. 2017

아내에게 쓰는 편지 # 54

당신이 깎아주는 손톱


오늘 낮에 당신이 내 손톱 깎아줬잖아요.

손을 내밀고 있는데

정말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억나요?

우리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당신은 나에게 늘

'남자는 손톱이 깔끔해야 해.

여자들처럼 손톱 관리를 하는 것도 아니니까 항상

깨끗하게 자르고 다녀야 좋아.'라고 하며

늘 내 손톱을 당신이 깎아주곤 했었잖아요.

그렇게 결혼을 하고 몇 년 간은 말이에요.

그런데 우리의 멋진 녀석들이 태어나고부터는

아이들 때문에 늘 바쁜 당신이었기에

내 손톱에 관심 가져줄 시간이 없었고

그래서 나도 서서히 혼자 손톱을 깎는 게 

익숙해져 버렸었어요.

그런데 오늘 오랜만에 당신이 손톱 깎아주는데

오래전 그 시절이 문득 떠오르며 웃음 지어졌어요.

예전처럼 매번 깎아주진 못하겠지만

가끔 시간이 될 때 부탁해도 될까요?

내 손톱 깎아주는 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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