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게 깊어가는 가을
굴러오는 낙엽 하나에도
쓸쓸함이 겹겹이 쌓이는데
쓰러진 숨결 하나하나에
슬픈 단풍으로 온통 붉다.
낙엽은 쓸면 모인다지만
뛰지 않는 숨결들은 흩어져
이제 시월 가을이면
남은 우리는 골목 어귀에 서
부르고 찾으며 손짓할 거다.
빈 가지에도
날아드는 새가 있고 서리가 내리듯
빈 인생에도
힘 있게 해가 돋고 밝게 달이 비취니
우리 지금 또다시 살아내야 한다.
내 마음대로 사는 것이 무질서라면
너의 마음 사랑하는 것이 질서 일터,
밀리고 밀려 살아가는 삶 말고
그 어디나 하늘나라처럼
영원히 굶주리지 않는 생명으로
끝이 없는 사랑으로
잡고 잡아 우리 여기 함께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