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4주 차
이번 주, 나의 제주 서핑스태프로서의 마지막 근무를 했다. 마지막 근무는 오후 4시 타임 중국인 가족 손님 5명의 수업이었고 사장님은 일이 있어 자리를 비운 관계로 내가 이론 수업부터 바다 강습까지 전부 나갔다. 유소년부터 내 몸무게 2배는 될 거 같은 성인남성까지도 강습해 보고, 한국어는 물론이고 영어, 중국어로도 강습해 보고(나 어쩌면 3개 국어 가능자?), 삽질부터 해파리 잡기까지 서핑스태프로 살아남기를 무사히 완료했다.
회사 다닐 땐 하루하루 출근하는 게 괴로웠는데 여기서 일하면서 괴로웠던 적은 한 번도 없다. 이게 내 본업이 아니고 짧게 일하는 거고 등등의 이유로 그런 거 아니냐고들 하지만 그건 절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게 단순한 논리로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솔직히 업무강도로 따지면 원래 내 본업보다 이 일이 훨씬 힘들다. 그럼에도 일 하면서 매일 행복한 순간은 있었다. 어릴 적 어른들 말씀처럼 공부 열심히 하면 더울 땐 시원하게, 추울 땐 따뜻하게 일할 수 있는 건 맞겠지만 그렇다고 그게 누구에게나 행복한 삶은 아니고 정답인 삶도 아닌 것이었다.
남는 사람으로서 사람들을 떠나보낼 땐 길고 은은하게 슬프지만, 떠나는 사람일 땐 짧고 굵게 슬프다. 과연 어느 쪽이 더 아쉬운 사람일까?
아무튼 나는 역시 '노잼인생'을 살기는 싫다. 끊임없이 내 힘으로 '유잼인생'을 만들어가며 여행하듯, 여행하면서 살아야겠다. 어릴 적 듣던 어른들 말씀에 의하면 나의 원래 직업이 최고의 직업이겠지만 그게 누구에게나 행복한 삶은 아님을. 세상엔 이렇게나 다양한 삶들이 있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