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복수 주식회사』(요나스 요나손) & 이르마 스턴의 그림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에서 유쾌한 서사건 전개로 유명한 요나스 요나손. 이번엔 '달콤한'과 '복수'라니, 모순돼 보이는 두 단어의 조합에 기대를 걸어봐도 좋다.
돈을 아주 많이 벌기 위해 '복수 주식회사'를 차린 후고 함린. 그는 사람들이 복수하고자 하는 마음의 크기가 아주 크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여 대신 복수를 해주는 회사를 만든다.
한편, 미술품 악덕 거래인인 빅토르는 갤러리 주인이던 알데르헤임의 재산을 갖고자 그의 딸인 옌뉘와 결혼을 한다. 그런데 빅토르가 만나던 매춘부로부터 아들 케빈이 태어나 버린다. 빅토르는 케빈이 성인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를 케냐 사바나 초원 한가운데에 버리고 온다. 그런 케빈을 올레 음바티안이 발견하고 입양하여 마사이 전사로서 키운다.
마사이 전사로서의 훈련을 마친 케빈은 빅토르에게 복수하기 위해, 옌뉘는 빅토르에게 빼앗긴 아버지의 재산을 다시 되찾기 위해 '복수 주식회사'를 찾는다. 과연 이들은 빅토르에게 복수를 성공할 수 있을까?
후고, 케빈, 옌뉘가 빅토르에게 복수를 해나가는 과정이 마냥 순탄치는 않다. 일이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가도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갑자기 풀리기도 하고, 그들이 이전에 우연히 했던, 어떻게 보면 어리석어 보이는 행동들이 후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빅토르에 대한 복수 프로젝트가 마무리된 후 이들은 다시 케냐로 가서 일을 벌이는데 그 모습도 썩 완벽하지는 않다.
실제로 우리들의 인생은 내가 원하는 대로, 계획한 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생각지도 못한 수많은 우연들이 발생한다. 때로는 드라마나 영화보다 더 거짓말 같은 순간들도 많다. 요나스 요나손의 소설은 세상이 내가 계획한 대로 짜일 순 없지만 어처구니없는 우연함 속에서 삶을 즐기며 살아가는 법을 특유의 유머러스한 서술로 가르쳐 준다.
이 책에서 이르마 스턴이라는 실제 화가에 가상의 설정을 넣는다. 이르마 스턴이 케냐에 방문했을 당시 그렸던 그림을 올레 음바티안 가에게 선물했다는 것이다. 마사이 전사였던 올레 음바티안은 이르마 스턴 작품의 실제 가치를 몰랐고, 이로 인해 이르마 스턴의 그림을 둘러싸고 빅토르와 후고 함린 일당 사이에 쫓고 쫓기는 눈치싸움이 벌어진다.
과연 이르마 스턴의 작품이 어떤 스타일이기에 이 이야기에 활용되었을까? 그의 작품을 살짝만 둘러봐도 단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강렬한 색채와 대담한 붓질이 특징이다. 소설에서 이르마 스턴이 케냐에 갔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는 아프리카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아프리카 토착 문화와 인물을 주제로 한 작품을 다수 제작했다.
현재 이르마 스턴의 작품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의 '이르마 스턴 미술관'에서 보존하고 있으며, 홈페이지도 운영 중이니 이 소설에 등장한 가상의 작품과 비슷한 작품은 무엇일지 상상하며 읽는 재미를 느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