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00자
1월의 일곱 시는 아직 새벽의 여운이 남아 있다. 이불 속에는 포근함과 서늘함이 공존하며 아침을 길게 만든다. 그 묘한 온기 속에 몸을 뒤척여본다. 이불 주름의 서걱거림, 살결에 닿는 냉기와 같은 것들이 입가에 작은 주름을 짓게 한다. 서둘러 나른함을 극복하고자 이불을 발로 밀어낸다. 상의가 벗겨진 나의 몸은 더 이상 어린아이의 몸은 없었다. 카디건을 걸치고 미온의 물로 세수를 한다. 클렌징 폼을 조금 짜서 얼굴에 문지른다. 오늘은 조금 붓기가 있는 듯했다. 그럼에도 잘생겨 보이는 것은 기분 탓일까. 기분 탓일 것이다. 얼굴에 묻은 클렌징 폼을 꼼꼼히 닦는다. 얼굴에서 떨어진 물기 부드럽게 세면대에 떨어진다. 어젯밤에 말려둔 수건으로 얼굴의 물기를 문지르고 나니 어느덧 여덟 시가 되었다. 아침은 가볍게 먹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패딩을 입고 슬리퍼 차림으로 현관문을 열었다. 찬바람이 불었다. 발가락이 시렸다. 양말만 다시 신고 편의점으로 간다.
여덟 시 삼십 분, 모두가 바쁘게 목적지로 발을 옮기고 있다. 아침의 햇살은 40도 선에서 멈춰있다. 아직 겉이지 않은 구름에 태양빛이 부딪치면서 벼 같은 색이 세상의 한 부분을 덮고 있다. 학생들은 투명하게 반짝이는 갈색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학교로 등교하고, 어제 내린 눈을 다 쓸지도 않는 차들이 도로 위를 꿰차고 있었다. 조금은 초라한 차림의 나는 슬리퍼를 끌며 집 앞에 있는 편의점에 도착했다. 에너지바를 하나와 커피 하나를 샀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옷을 갈아입는다. 오늘은 좀 멀끔한 차림의 옷을 입어보고 싶었다. 검정 터틀넥에 오버핏의 갈색 브이넥 니트를 입고 슬랙스를 그 아래 검정 양말과 더비 슈즈를 입어본다. 괜찮은 것 같다. 오래간만에 차려입은 옷이 조금은 머쓱하기도 하다. 평소와 같은 하루임에도 오늘은 무엇인가 더 따사롭다.
문뜩, 한국의 화성시 어느 촌구석에서 뉴욕의 어느 거리처럼 커피와 모카빵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