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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문규 Aug 04. 2022

작가미정

산문 시

  권태롭습니다. 마음 한 칸 비워두지 않았음에도 이 지루함에는 끝이 없습니다. 주제를 정해두지 않고 쓰는 글에는 힘이 없습니다. 이 글이 그렇습니다. 힘이 없습니다. 팔과 다리에 힘이 없고 심장도 희미하게 뛸 뿐입니다


  돌아갈 집이 없습니다. 사람도 없습니다. 개도 없습니다. 모기도 없습니다. 파리도 없습니다. 개구리 소리도 없습니다. 귀뚜라미 소리도 없습니다. 기침 소리마저 없습니다


  이곳에는 오직 땅과 하늘만 존재합니다. 물이 없어 땅은 굳어져 제각각 흩어져갑니다. 하늘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구름 없이 달도 없이 아주 오래전부터 온 별빛만이 하늘을 뒤덮고 있습니다


이 글의 요지를 정해두지 않아서 마침표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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