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오면 담뱃불에 의지하며 반딧불이처럼 도시의 어둠을 찾아 떠돕니다. 사랑을 잊은 채, 사람을 잊은 채, 그렇게 도시의 어둠을 향해 걸어갑니다. 이윽고 찾아온 어둠은 포근하게 온 몸을 감쌉니다. 고요한 이곳에서 저는 작게나마 참아왔던 숨을 내쉽니다. 긴 친묵 속, 계절을 잊은 몸은 속 안에 감춰뒀던 내면을 꺼냅니다. 그 안의 비친 저를 바라봅니다. 담뱃불에 의지하며 살아있는 저는 생각보다 나약합니다. 그렇기에 살아있습니다. 미약한 불빛은 때론 도시의 강렬한 빛보다 긴 숨을 내기도 합니다. 저는 오늘도 아무도 마주하지 않는 어둠 속에서 작은 불빛은 내며 살아갑니다. 때로는 당신의 빛보다 초라한 저를 탓하기도 하지만, 아무도 모르게 어둠을 즐기는 삶이 재밌기도 합니다. 살아있는 한 저는 이렇게 살아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