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처음부터 혼자였으면
슬퍼질 일도 없었을 거야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이
내 곁을 떠나갈 때
새벽마다 그들이 떠나간 이유를 곱씹으며
애처롭게 붙들어 매지 않았을 거야
누군가 내게 말했었지
너는 용기가 없는 사람이라고
그래, 나는 사랑받을 용기도
사랑을 줄 수 있는 용기도 없는 사람이야
매번 상처 입고
괴로워하는 밤을 보내다 보니
비겁하게도 나의 하늘은 그늘져 있어
겹겹이 쌓인 구름들로
스스로를 에워싸고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예민하지
더는 상처받고 싶지 않아
더는 내 사람을 잃고 싶지 않아서
용기를 내는 법을 잊어버렸어
차라리 모든 것이 없었던 일로 기억하고 싶어
상처받지 않은 나로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
모두를 사랑해 줄 거라 말했던
순수했던 나로 돌아가고 싶어
아아, 애처롭다
애처로워
소름 돋을 정도로 내가 싫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