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여행처럼 살아가는 연습

by 소소한빛

오늘 아침, 눈을 뜨자마자 창밖을 바라봤다.

대단한 풍경이 있는 건 아니다. 익숙한 아파트 단지와 몇 그루의 나무, 그리고 늘 그 자리에 있는 편의점 간판. 하지만 오늘따라 햇살이 다르게 느껴졌다.

어쩌면 내가 달라진 건지도 모르겠다.


요즘 나는, ‘일상을 여행처럼 살아보자’는 작은 실험을 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냥 어느 날 문득, 이렇게 반복되는 하루하루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늘 똑같은 길, 똑같은 일, 똑같은 시간 속에서도 새로운 걸 느낄 수 있다면, 인생이 조금은 더 풍성해질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마음을 다르게 먹기로 했다.

마치 여행지의 호텔에서 막 일어난 것처럼, 오늘 하루가 어떤 경험을 안겨줄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출근길에는 일부러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걸었다.

늘 걷던 골목이 아닌 낯선 길. 작은 카페 앞에 놓인 테라스 의자, 벽돌 사이로 피어난 이름 모를 꽃, 간판에 적힌 손글씨 메뉴판.

관찰자처럼 걷는 건 꽤 재미있었다. 이렇게 평범한 도심 한복판에서도 낯선 나라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회사에 도착해서는 일상의 루틴도 조금씩 바꿔봤다.

늘 먹던 아메리카노 대신 아이스크림라떼를 마셨고, 점심에는 혼자 나가 동네 국수를 먹었다.

그 가게 아주머니가 “처음 오셨어요?”라고 물으셨을 때, 나는 마치 외국에서 식당에 들어온 여행자처럼 웃으며 “네, 지나가다 우연히요”라고 대답했다.

그 순간, 정말로 여행 중인 기분이 들었다.


여행이 주는 감동은 단지 ‘새로움’에 있지 않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행의 순간은, 낯선 도시의 작은 카페에 앉아 그곳 사람들의 일상을 구경할 때다. 그들은 나를 의식하지 않고 그들의 하루를 살아가고, 나는 조용히 그 풍경 속의 일부가 된다.

지금 내가 시도하는 것도 그런 것이다.

내가 살아가는 이 도시, 이 동네, 이 순간을 조금 더 눈을 뜨고 바라보는 것.


돌아오는 길에는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하늘은 붉게 물들었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속도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그 풍경을 천천히 걸으며 바라봤다.

관광객처럼 사진을 찍기도 했다.

가끔은 우리가 사는 이 도시에, 이 거리에도 여행자처럼 경외심을 품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그렇게, 평범한 하루를 특별하게 살아냈다.

모험은 없었지만, 발견은 있었다.

새로운 만남은 없었지만, 새로운 시선이 있었다.


아마도 진짜 여행은 먼 곳에 있지 않은지도 모른다.

내가 하루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지금 이 순간도 충분히 여행이 될 수 있다.

그러니 내일도, 일상을 여행처럼 살아보려 한다.

낯선 골목을 걸으며, 익숙한 풍경에 경탄하며, 나 자신에게 계속 묻는 것이다.


“지금, 여행 중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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