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물 한 잔을 천천히 마셨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조용히 내쉰다.
그 짧은 순간, 나는 묘하게 살아 있음을 느낀다.
크게 특별할 것 없는 하루의 시작인데,
이제는 이런 사소한 시간이 참 귀하다.
예전엔 ‘건강’이란 단어가 나와는 좀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아프지 않고, 병원 갈 일 없이 살아가는 것.
그건 나이든 사람들만의 숙제라고 여겼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달라졌다.
피곤함이 쉽게 가시지 않고, 마음도 자주 지쳤다.
무릎도 아파서 헬스도 제대로 잘 못할때도 있다.
몸보다 먼저 무너지는 건 ‘균형’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요즘의 나는,
‘무병장수’가 곧 장수의 기술이 아니라, 삶의 태도라는 걸 생각하게 된다.
오래 살기 위한 방법이란,
거창한 노력이 아니라 오히려 아주 단순한 것들 속에 숨어 있다는 걸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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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덜 복잡하게 살기.
이 말이 마음에 오래 남는다.
사람을 덜 만나고, 물건을 덜 사들이고,
내 하루를 덜 복잡하게 정리하면
몸도 마음도 자연히 가벼워진다.
‘심플하게 사는 것이 곧 건강하게 사는 길’이라는 말.
예전엔 그저 멋진 문장이라 여겼는데
이제는 몸으로 이해된다.
복잡한 인간관계를 억지로 유지하지 않고,
맞지 않는 일에 스스로를 밀어 넣지 않는 것.
그 작은 용기가 건강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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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잘 먹고, 잘 쉬고, 잘 걷기.
이건 내 하루의 리듬이다.
화려한 식단도 아니고, 요란한 운동도 아니다.
그저 따뜻한 국 한 그릇을 감사히 먹고,
하루 한 번은 밖에 나가 햇빛을 받으며 걷는 것.
그 시간이 쌓이면 몸이 정직하게 반응한다.
‘나를 위해 뭔가를 하고 있다’는 감각.
그게 건강을 지켜주는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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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마음을 덜 상하게 하기.
몸보다 더 중요한 건 마음이다.
속상한 말을 들었을 때,
억울한 일을 겪었을 때,
예전의 나는 꾹 참고 넘어갔다.
하지만 참는다고 사라지는 건 아니더라.
마음속에 남고, 언젠가는 병이 된다.
그래서 이제는 풀어내려 한다.
혼잣말로라도, 일기장에라도,
기도로라도.
쌓지 않고, 눌러두지 않고,
그때그때 흘려보낸다.
그게 마음의 면역력을 기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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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루의 끝에서 조용히 기도한다.
“오늘도 큰일 없이 잘 지나갔네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내일도 잘 부탁드립니다.”
아무도 듣지 않아도 괜찮다.
그 말들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만으로도
내 안의 무거움이 조금씩 가벼워지는 걸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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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병장수는
어떤 약이나 비법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방식에서 비롯된다는 걸
살아갈수록 더욱 깨닫는다.
내가 나를 귀하게 여기고,
하루를 소중히 다루며,
몸과 마음의 균형을 잃지 않도록 조심하는 일.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를 재촉하지 않는 것.
남들과 비교하지 않는 것.
삶을 경쟁이 아닌 순례처럼 받아들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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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더 이상 오래 살고 싶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이렇게 말한다.
“하루를 무탈하게 살고 싶다.
그리고 그 하루가, 천천히 쌓였으면 좋겠다.”
그게 내가 바라는
진짜 무병장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