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느리게,

by 소소한빛

오늘도 여느 날처럼 아이들을 재우고 나서야 비로소 내 시간이 찾아왔다.

창밖은 흐리고, 내 마음도 조용하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 대신,

그저 이렇게 조용히 숨 쉬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하루다.


요즘 따라 마음이 자꾸 천천히를 원한다.

뭔가를 이루는 삶보다,

무언가를 내려놓는 삶에 더 관심이 간다.


나는 더 이상 세상에 붙잡히고 싶지 않다.

누군가보다 나아야 한다는 생각,

무엇을 갖춰야만 사랑받는다는 착각,

바쁘게 사는 게 옳다고 여기는 세상의 기준들.


그 모든 것이 내 영혼을 고단하게 만들었다.


주님을 붙잡고 나서야 알게 된 것들


예전의 나는,

기도하면서도 동시에 불안했다.

주님께 맡긴다고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모든 것을 내가 통제하려 들었다.

"이건 잘 돼야 해요, 이건 꼭 필요해요."

그렇게 하나님께 요구하고, 결과를 쥐고 흔들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

하나씩 내려놓는 법을 배우고 있다.

"주님, 오늘 하루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가진 것으로도 충분히 살 수 있음을 믿습니다."


그저 그 한마디 기도만으로도

마음이 고요해진다.


주님 안에 거하면,

바빠야 할 이유가 사라진다.

가진 것을 자랑할 필요도,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보일 이유도 없다.


행복은 조용히 찾아오는 것


행복은

갑자기 크게 웃는 순간에 오는 게 아니라,

가만히 앉아 숨 고를 때,

햇살 한 조각이 커튼 너머로 스며들 때,

내 아이가 자는 얼굴을 바라보며

괜찮다고 말해주는 그 순간에 찾아온다.


그걸 놓치지 않으려면,

천천히 살아야 한다.

급하게 살면 보이지 않으니까.


나는 요즘 이렇게 산다.


아침에 눈을 뜨면 기도로 시작한다.

어떤 날은 피곤해 한마디밖에 못할 때도 있지만

“오늘도 주님 안에 살게 해주세요” 그 말이면 충분하다.

하루의 루틴을 느리게 잡는다.

해야 할 일은 적게,

감당 가능한 만큼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안아주며.

비교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삶을 보며 흔들리기보다는

주님이 내게 주신 삶을 충실히 살아내는 데 집중한다.

이 소박한 일상 안에도 분명히 계획하심이 있기에.

집착을 놓아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세상은 계속 속삭인다.

“조금 더 가져야 해. 조금 더 잘 살아야 해.”

하지만 주님은 말씀하신다.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 (이사야 43:1)


나는 주님의 것이고,

주님은 나의 필요를 아신다.

그것 하나만으로 충분한 삶.

그것이야말로 집착을 놓고 살아가는 삶이다.


주님과 함께하는 느린 걸음


요즘 나는 이런 마음으로 산다.

빨리 가지 않아도 괜찮다.

남들보다 늦어도 괜찮다.

조용히, 느리게, 주님과 손잡고 걷는 그 길이면 된다.


달리기를 포기한 게 아니라,

나에겐 걸음이 더 잘 맞는 것뿐이다.

뛰지 않아도,

주님이 나보다 먼저 앞서가시기에

나는 그저 믿고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오늘도 나는 조용히, 천천히 살아간다.


부족한 삶이 아니다.

오히려 가장 깊이 있는 삶이다.

조용한 평화, 잔잔한 기쁨,

세상이 주지 못하는 참된 안식을

주님 안에서 누리며 살아간다.


내 삶은 크고 요란하지 않아도,

주님과 함께라면 충분히 빛난다.


그 진리를 안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가 가진 가장 큰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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