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년 만에 천만 원을 모았다.

영원한 내 꿈을 향하여!

by 찌양

중, 고등학교 내내 컴퓨터에 관한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했었다. 인문계 고등학교였는데 학교 공부에는 관심이 없었다. 당연히 내신 성적은 낮았다. 그나마 하던 컴퓨터 공부도 어려움을 직면하고 말았다. 지망 학과를 바꾸고, 내 생기부는 의미를 잃었다. 성적은 낮았고, 생기부도 별로인 내가 갈 수 있는 대학은 없었다. 고민을 했다. 앞으로 어떻게 살 지에 대한.


우연히 사이버대학교에 대해 알게 되었다. 성적이나 생기부를 보지 않고, 내가 쓴 자기소개서만 봐주는 곳. 그래서 사이버대학교에 진학했다. 진학하면서, 계획을 세웠다. 부모님을 설득할 겸 목표를 다질 겸해서 말이다. 나의 계획은 이러했다. 나는 미국으로 인턴십을 가고 싶었다. 그런데 말이 인턴십이지 돈을 주지 않고, 체류비용이나 항공편, 심지어는 참가비용까지 내가 다 마련해야 하는 자비 부담 인턴십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고 싶었다. 그런데 집안 형편이 보내줄 형편이 아니었다. 그래서 '사이버대학교에 진학한 김에 아르바이트를 통해서 돈을 벌고, 저축을 한다. 그리고 대학교 3학년을 앞두고 오프라인 대학교로 편입, 해당 학과로 진학하고 4학년 때 인턴십을 가자!'는 계획을 세웠다.


그럼 얼마를 모아야 할까? 10주랑 14주 중에 고르는 것이었는데, 넉넉하게 14주를 가자고 계획했다. 그랬더니,

참가비 $6,500 -> 한화로 약 8,000,000원
생활비 1개월에 약 1,500,000원으로 4개월 약 6,000,000원
항공비 왕복 약 2,000,000원 기타(비상금) 약 1,000,000

총 약 17,000,000원 -> 넉넉하게 2천만 원 목표!

이런 계산이 나왔다. 이외에도 하고 싶은 일이 워낙 많고, 혹시 편입을 사립으로 갈지도 모르니 3천만 원을 모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정말 잠만 자고 겨우 일어나서 하루에 투잡을 뛰면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한 달에 벌 수 있는 최대한의 돈은 200만 원이었다.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필요할 때마다 불려 나갔는데 200만 원밖에 안 된다니... 게다가 어디에 돈을 쓰는지 항상 돈이 없었다. 그래서 나의 목표는 천만 원이 되었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1년 만에 나는 천만 원을 모았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행복할까? 그 말에는 확실히 답 할 수 있다. 전혀 아니다.


일단, 돈을 버는 과정 자체가 행복하지 않았다. 굉장한 스트레스였다. 매일이 진상과의 싸움이고, 손님과의 다툼이었다. 나는 점점 상처 받는 것에 무뎌졌고 그런 내가 싫었다. 예민해졌다. 사소한 말 한마디, 표정 하나에도 신경 쓰이고 자신감이 없어졌다. 아르바이트를 정말 열심히 해서 2019년도 수입은 1500만 원이 넘었는데 정작 모은 돈은 400만 원 남짓이었다. 내가 번 돈은 다 어디로 갔는가. 나는 언제까지 이 짓을 반복해야 하는가. 이것은 마치 구멍 난 항아리를 채우는 기분이었다. 채우는 내 기분도 안 좋고, 채워지는 항아리도 그리 좋지 못한 기분이지 않았을까?


돈은 쓰면 없어지는 소비성 수단이랄까나? 돈을 열심히 벌어도 쓰면 없어진다. 아무리 힘들게 번 돈이라도 말이다. 나는 내 모든 것을 돈 벌고, 1000만 원을 달성하기 위해 버텼다. 그런데 쓰면 없어진다니? 그렇다면 내가 가진 것은 뭘까? 내가 초라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공허함과 회의감이 찾아온다. 돈이 뭐길래. 나를 이렇게 초라하게 만드는지. 어른들의 등이 작아 보이는 시기를 맞았다.


번아웃이 찾아왔다. 내가 돈을 모으는 삶을 반복하고 있을 것만 같았다. 이렇게 살 거면 뭐하러 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을 모아도 당장에 인턴십은 갈 수 없다. 학위도 필요하고 성적도 필요하고, 이것저것 필요하니까. 그렇다면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돈 버는 곳에 온 정신을 집중해서 돈을 모으니까 남은 것이 없다. 할 일도 없고, 해야 할 일도 없는 기분이었다.


정말 회의감이 크게 와서 친구에게 말했더니, 당장 만나자고 해주더라. 그래서 만나서 내가 힘든 이유를 막 이야기하다 보니까 길이 보이더라.


나는 돈을 모으기 싫었다.
그리고 이렇게 돈을 버는 것도 싫었다.



그래서 퇴사를 했다. 새로운 일을 해보았다. 카페 알바, 패스트푸드점 알바가 다였는데 같은 카페여도 브랜드를 바꿔보고 빵집 아르바이트도 해봤다. 그리고 결론적으로는 다시 처음 카페로 돌아왔다. 또한, 아까워하는 마음을 버렸다. 천만 원을 모으고 나니 잔액에 ‘0’이 7개 찍혀있는 게 좋아서 그 돈을 쓰고 싶지 않더라. 참 웃기지 않은가. 쓰려고 모은 돈인데 7개의 0에 갇혀서 쓸 수 없다는 것이. 그래서 그 마음을 버렸다.

그리고 지금까지 잘 살아있다. 건강하게 살아있다. 현재를 즐기면서 살고 있다. 앞으로 내가 뭘 할지가 더 궁금해진 요즘이다.


영원한 내 꿈을 향하여, 1000만 원을 모아봤습니다.
제 꿈은 돈이 아닌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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