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좀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에 잘해야 한다는 강박이 생기고, 과로를 했었더랬다.
스트레스가 좀 많다는 느낌과 어깨가 돌처럼 굳어가고 이따금 두통이 생기고 소화불량이 생기더니 며칠전에는 몸살에 걸렸다. 그러더니 하루이틀 전부터 이전에 한번 느껴봤던 칼날로 베는듯이 날카롭고 바늘로 찌르는듯한 두통.. 대상포진의 신경통이었다. 면역력이 극도로 떨어져야만 걸린다는 대상포진은 노인이나 자가면역에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서 발생하기 쉽지만 나와 같은 20-30대도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저하도 원인이 된다. 두렵고 슬퍼졌다.
신경통으로 인한 두통으로 미리 대상포진 약을 먹어 조치를 취했지만(대상포진은 빠른조치, 약과 주사맞기, 를 하면 보통은 빠르게 회복된다) 몸의 어느부위에 수포가 생길까 두려움이 앞서고 괜히 벌써부터 통증이 느껴졌다.
사실은 최근 안좋아진 컨디션으로 강행군을 하다보니 짜증이 늘고, 괜한일에 화가나고, 사람들이 한심하고, 괜한 슬픔이 몰려오고, 감정적이 되어 작은 일에 화내고 울고, 항상 웃상이던 내 표정이 무표정이되고, 말과 행동에 생기가 없고, 여유가 없어지다보니 마음은 옹졸해지고, 삶은 고통의 연속이며, 이렇게 살아 뭐하나 하는 회의감까지 들었다. 가장 큰 피해자는 가족들이었다. 나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도 사랑으로 모두 받아주는 가족은 괜히 내 눈치만 봤다. 이게 가장 고통스러웠다.
또다시 먹구름이 몰려왔다. 이따금씩 누구에게나 이따금 먹구름이 몰려온다. 이때 생각나는 건 단 한가지였다.
'벗어나고 싶다'
인생은 불행의 연속과 잠깐의 행복이란 말이 있던데, 사람은 왜 주기적으로 우울해지는가? 우울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정신질환으로 발전하는 사람들은 어떤 상태인걸까? 정신질환은 왜 발생하는가? 현대에 정신질환의 발생빈도는 왜 점점 더 증가하여 사람들을 피폐해지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드는가?
<블루 드림스>의 저자 로렌 슬레이터는 미국의 심리학자 겸 칼럼리스트다. 그녀는 정신의학에 관련된 저명한 책들을 써왔고, 내가 읽어본 저서로는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나는 왜 거짓말을 하는가>가 있고, 매력적인 필력으로 푹빠져 읽었던 기억이 있다. <블루 드림스>는 30여년간 정신질환과 함께 살아온 그녀의 인생이 담겨있다. 정신질환이 얼마나 인간을 인간답지 못하게 만드는지, 관련된 약과 치료법들이 얼마나 효과가 있거나 오히려 정신과 신체를 망가뜨리는지, 제약회사의 상업적 계략을 밝히고, 정신약리학과 정신의학의 현위치와 미래에 대해 조망한다.
우리모두 온전하지 못하기에 정신에 관한 문제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된다. 이는 정신과 신체와 우리 모든것을 변화시킨다. 그렇기에 이 책은 인간의 인체와 작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살아갈 지혜를 더한다.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정신질환의 증상에 대하여
대표적 정신질환의 증상
조현병(Schizophrenia): 정신분열증. 조현병 환자의 모습이 마치 현악기가 정상적으로 조율되지 못했을 때의 혼란스러운 상태를 보이는 것과 같다는데서 유래함. (과대, 피해)망상, 환청, 환시, 와해된 언어, 정서적 둔마, 무감각, 무욕증, 사회기능 장애 등을 나타냄
조울증(Bipolar disorder): 양극성장애. 조증과 우울증의 양 극단 사이에서 기분이 변화하는 특징정 증상을 나타내며 보통은 극한의 조증 뒤 극한의 우울증이 뒤따름. 기분, 에너지, 생각, 행동에 극단적인 변화가 나타남. 조증과 우울증의 증상에 따라 다양한 유형이 나타남
우울증(Depressive disorder): 기분저하 뿐만 아니라 생각, 사고과정, 동기, 의욕, 관심, 수면, 신체활동 등 전반적인 정신기능이 저하된 상태
자폐증(Autism): 3세 이전에는 언어표현, 이해, 어머니와의 애착, 사람들과의 놀이에 대한 관심이 저조해지는 양상이 나타나며, 3세 이후에는 또래에 대한 관심의 현저한 부족, 반복행동, 놀이행동의 심한 위축, 인지발달 저하 등이 함께 나타나는 발달장애로 나타남. 지적장애가 75%에 이르고, 경련성 질환, 사회적 상호작용, 언어와 의사소통 장애, 기분과 정서의 불안정성을 나타냄
(출처,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정신질환의 공통적인 현상은 기분이 정상범위를 넘어 비정상적인 요동을 치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등의 변화를 보이는 것 뿐만 아니라(그래프 1), 정서적, 신체활동, 정상적 사고와 판단, 기억, 의욕, 의사소통 등의 전반적인 정신작용과 신체활동에 문제를 보인다는 것이다. 개개인마다 증상과 빈도의 정도의 차이는 있다. 이밖에도 강박장애, 불안장애, 적응장애, 섭식장애, 망상장애, 인격장애 등이 해당된다.
그래프1. 정상, 조울증, 우울증의 기분 변화
나의 작은 두통에 내 일상과 내 목표들이 잠시나마 좌절되듯, 대부분의 정신질환을은 사람의 사람의 일상과 정상적인 삶을 망가뜨린다. 이들은 끝없는 불행과 언제 떨어질 지 모르는 나락의 끝에서 살아가며 폭력성과 비정상적 행동을 보이기도 하고, 그야말로 인간답게 살아가지못한다. 이들은 한줄기 빛이 없는 흑백 세상에서 살아간다.
정신병 환자는 끔찍한 증상에 시달린다. 환각이 끊이지 않고 가파른 계단과 타오르는 불길이 나오는 꿈으로 만신창이가 된다. 이들은 이와같은 상태로 세상과 단절되어 살아간다.
나는 조현병의 공포를 상상했다. 죽을 때까지 학대당하는 기분을, 너무나도 강렬하고 선명해 정신을 갈기갈기 찢었던 피해망상을 떠올려봤다. 언제나처럼 오싹한 상상이었다.
정신 질환의 증상들 <블루 드림스>
정신질환의 치료제
신약의 발견
초기의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미친사람으로 취급받았고 그들이 사는 정신병원은 어둡고 침침한 감옥과 같았다.여기서는 사람에게 할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말도안되는 방법들로 치료라는 행위를 행하고있었다.
1920-1940년대의 정신병원은 정신질환의 원인이 뇌보다는 정신이나 영혼 어딘가에 있다고 믿었고, 차가운 얼음물에 담갔다 빼기, 피하에 인슐린 다량 주입, 다량의 안정제를 이용한 수면요법, 관장, 뇌 섬유 자르는 뇌수술, 전기경련치료, 격리실, 아편, 리튬목욕, 독당근 추출물 등의 수상쩍으며 효과가 없는 치료를 행했다.
"신약"이 등장하며 급격한 변화가 생겼다. 그 출발은 "소라진(1947년)" 이었다.
제약회사 론풀랑크는 항정신병제가 아닌 마취보강제로 제품을 출시했다. 이는 항히스타민제로 강력한 마취효과 뿐만아니라 항구토 효과와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행복한 고요를 심어주는 것이 발견되었다. 추후 메틸렌블루의 페노티아진 핵으로 다양한 실험을 한 후 소라진이라 알려진 강력한 약을 출시하게된다.
(복용 전) 몸이 약해지고 있다는 느낌, 내가 죽어간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무척 괴롭고 고통스러웠다....
(복용 후) 정서적으로 강력한 변화가 나타났다, 곧 죽을것다는 고통이 사라지고 행복하고 편안해졌다. 기분은 무덤덤해지고 유창하게 말을하고 농담도 시도했다. 어떤일에도 화가나지 않았다. 낙천적인 생각만 계속됬고 온세상에 사랑을 느꼈다. 정서 변화는 일주일 정도 이어졌지만 기능장애는 더 복합적이었다. 주변에 무심하거나 소홀해졌고 특히 자제력이 줄어들었다. 기분은 더할나위없이 행복해 일상의 사소한 문제는 거슬리지도 않았다.
소라진 복용 후 변화, <블루 드림스>
소라진은 첫 신약으로서 약으로 정신병을 치료할수 있다는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이 신약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많은 이들에게 안정을 찾아주었고, 정신병원이 아닌 집에서의 일상의 고요를 되찾아주었다.
소라진 이후 1950-1960년대 초는 정신약리학의 황금기이다. 많은 신경전달물질이 발견되며 신약들이 쏟아져 나왔다.
정신약리학의 황금기(1950-60년대)
하지만 일상의 고요는 잠시, 많은 부작용들과 오남용 사례들이 넘쳐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정신과 약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따로 있었다.
약을 끊으려고 해봤지만, 금단 증상은 내 몸을 황폐하게, 내 정신을 위태롭게 만들었다. 내가 현재 살기위해 죽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 약들이 없었더라면 나는 지금보다 빨리 죽었을 것이다. 그러니 어찌 이 약들을 찬양하지 않으랴.
정신과 약을 끊어낼 수 없는 이유, <블루 드림스>
알약에 담긴 비밀
정신질환제에 담긴 이면의 모습
신약들은 잠시나마 머리를 정상적으로 차분하게 하며 행복을 가져다 주었지만, 결국 병은 재발되었고 더 괴롭고, 날카롭고, 강렬하고, 자극적인 증상이 찾아왔다. 또는 부작용으로 호르몬 장애, 긴장이상반응, 움직임 경직, 발을 질질 끄는 걸음걸이, 팔다리 꼬임 증상, 지연성 운동장애, 비만, 당뇨병, 되었으며, 약물의 내성이 생겨 나중에는 한움큼의 약을 복용해도 효과가 없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제는 다중약물 요법이 필요했다. 여러가지 약물을 혼합하여 복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더욱 강력했지만 여러가지 부작용은 더해졌다. 신약들과 신약의 혼합물에대한 작용이 결국에는 오용과 남용이었다는 주장에 앞서 뒤늦게 밝혀진 신경전달물질의 기능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정신질환의 원인, 모노아민 신경전달물질
그림1. 세로토닌과 도파민의 신경계 작용 <세로토닌>
·안정, 평화, 행복감과 관련
·기능
1)위장관의 장크롬친화성세포에서 생산/분비되(약 90%): 위장과 기능 조절
2)중추신경계(뇌)의 세로토닌성 뉴런에서 생산/분비(약 10%): 기분, 식욕, 수면의 조절에 관여
- 위치: 뇌간의 망상체 내에 위치하는 솔기핵의 세로토닌 분비 뉴런
- 기능: 여기에서 뻗어나온 축삭은 뇌의 거의 모든 부분을 지배(그림 1)
·작용 약물(기분조절에 관여)
- 모노아민산화효소(monoamine oxidase, MAO) 저해제는 세로토닌을 포함한 모노아민(monoamine)의 분해를 막아서 뇌 안에 모노아민 신경전달물질의 농도를 높이는 데 기여.
- 선택적 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SSRI)는 세로토닌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부작용이 적지만, 오랜 기간 동안 이용하는 경우 사용 초기만큼의 효과가 지속되지 않는다고 보고됨
그림2. 도파민의 합성과 분비 <도파민>
·실행, 운동, 동기부여, 각성, 강화, 보상을 조절
·카테콜아민족 호르몬
·파킨슨병: 흑질의 도파신 신경세포의 퇴화로 인한 신경퇴행성질환(운동/인지 장애)
- 위치: 중뇌의 복측피개영역, 흑질, 시상하부 활꼴핵
- 기능: 세포질에서 시냅스 주머니로 이동하여 축삭 말단에 저장 된 후 활동전압 작용에 의해 세포외배출되어 시냅스 틈으로 유리됨(그림2). 유리된 도파민은 시냅스이후 세포막에 발현된 도파민 수용체에 결합하여 효과를 나타냄
·작용 약물
- 모노아민산화효소(monoamine oxidase, MAO)에 의해 분해됨
<에피네프린>
·아드레날린의 다른이름, 카테콜아민족 호르몬, 스트레스 호르몬
·기능
1)부신 수질에서 분비되어 근육, 간 그리고 지방조직 등에서 에너지 생성 대사 조절에 관여
2)아드레날린성 신경세포에서 신경전달물질로 기능
-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 신경신호-부신수질-에피네프린과 노르에피네프린 분비-호흡통로 확장-O2 유입, 심박 속도와 세기 증가, 혈압 상승-O2와 포도당과 같은 연료의 유입 속도 증가
그림3. 노르에피네프린의 작용기전 <노르에피네프린>
·카테콜아민족 호르몬
·기능
1) 뇌와 근육의 신경연접(neuromuscular junction)에서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로 작용
- 뇌간의 양측면에 위치하는 청반의 뉴런에서 작용: 주의력, 각성 반응, 수면-각성 주기의 조절이나 학습, 기억, 통증, 기분, 뇌 대사 등에 관여(그림 3)
- 피라미드 세포(pyramidal cells)의 원형질막에 있는 아드레날린 수용체에 결합하여 강한 흥분성 자극을 받은 세포의 반응을 조절
2) 췌장에 연결된 절후교감신경:
- 인슐린 분비 억제
- 스트레스를 받을 때: 에피네프린과 함께 해당과정에 관여하는 효소의 발현 억제, 포도당 신생과정에 관여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대표적으로 가장 강력하다는 프로작은 세로토닌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뇌의 어느 한 증상만 개선할 수 없다. 세로토닌은 뇌 전체에 얽기섥기 연결되어 작용한다. 다른 모노아민 신경전달물질들도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정신 뿐 아니라 중요한 신체기능에도 관여한다.
현재 소라진, 이미프라민, MAOI, 프로작에 장기간 노출된 사람의 뇌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는 수준이다.
확실한 것은 정신질환제는 분명한 효과도 없이 복용자의 뇌의 화학적 불균형을 더욱 유발하여 결국엔 더 헤어나오기 힘든 악순환으로 내몰았다.
왜 정신질환 약의 장기적 부작용에 대한 연구는 없을까? 몇년, 몇십년을 먹어야 하는 환자에게 약을 처방해도 괜찮을까? 이러한 치료제에도 불구하고 우울증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왜일까?
우울증 증가 원인
1. 우울증의 인식개선, 진단 증가
2. 진단표류
-모든 관련있는 성격을 우울증으로 치부해버림, 진짜 우울증은 의학적 의미를 상실
-프로작의 인기를 높이고자 우울증의 의미를 확장 "약물 쾌락주의"
3. 개인주의 만연(공동체 의식 결여)
4. 약물의 오/남용
-우울한 사람에게 화학적 불균형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 신경전달물질 수치는 바꾸는 약은 오히려 화학적 불균형을 유발한다. 모든 정신과 약이 "신경전달물질 기능에 교란을 일으킨다"
5. 장기적 약복용의 폐혜(의존성 증가, 우울증의 재발)
-항우울제는 우리를 더 우울하게 만들고, 약에 더 의존하게 만든다. 시냅스후 뉴련은 민감성이 소실된다.(피드백 루프 시스템 손상)
저자는 우울증 증가 원인에서 상업적 이익을 위한 제약회사의 횡포를 이야기한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프로작"을 출시한 일라이릴리의 총기난사 사건의 승소에서 볼 수 있는 피해자에대한 한치의 양심의 가책도 못느끼는 자본주의의 만행에 입이 딱 벌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시중의 항정신제들을 사용하지 말라고 하기엔 또 사용하기엔 여러가지 윤리적 문제가 떠오른다.
화학적 불균형에 대한 명확한 증거도 없는데 약을 환자에게 주는게 윤리적으로 옳은 문제일까? 고통가운데 살아가는 환자를 가만히 두어야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것은 잠시나마 이들이 본것은 흑백세상에서 처음 본 찬란한 무지개였고 고요한 휴식이었을 것이다. 비록 잠시후면 사라질 아름다움이었지만 이들은 분명 "인간으로서 살아있음"을 느꼈을 것이다.
정신의학의 현재는 아직도 병의 명확한 원인을 모르는채 증상에만 의존한다. 아직 정신적인 증상을 판단할 객관적 지표가 사용되지 않고 있고 정신과 진단은 지극히 주관적이다. 정신의학은 아직 과거에 머물고있다.
최근 샤머니즘 문화로부터 온 신성한약 싸이키델릭은 환자의 통찰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이야기하고, 항우울제와 대화요법의 결합은 최상의 치료 효과를 보고한다. 대화를 통한 유대관계의 형성은 신경 시넵스를 연결시킬 수 있는 가장 인간적인 방법일 수 있다. 여전히 항우울제는 사라지지 않겠지만 치료 보조 도구로써 쓰일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정신의학이 꾸준하게 나아갈 길은 한참 남아있다.
코로나19 이후로 우울증은 3배가량 증가했다. 전염병을 예방하기위한 언택트가, 사회경제의 붕괴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취약집단인 저소득층과 노년층을 더욱 우울하게 만든다. 다가올 2021년의 코로나블루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신체와 마음은 연결되어 있다. 신경전달물질들의 이중 작용(중추신경계, 에너지대사, 내장기능 등 복수적 작용)에서도 분명히 알 수 있고, 우리는 마음의 질병이 신체의 질병과 얼마나 관계가 깊은지 체감한다.
대상포진약 덕분인지 두통이 조금 가시니 글을 쓸 수 있는 지금이, 이 고요함이 너무 감사하다. 문득 정신과 약이 아닌 모든 약들이 괜찮을까 싶다가도 적절히 사용하면 삶의 감사를 찾아주는 소중한 약이 되겠다 싶다.
고통이 떠난 후 모든 것이 사랑스럽고 평화롭다. 짜증스럽게만 느껴졌던 나의 가족, 동료, 사람들이 너무나도 소중하고 특별하게 느껴진다.
인간은 자꾸 넘어지고, 좌절하고, 눈물 흘리고, 나약함에 괴로워하는 약한 존재이기에, 하지만 이러한 취약함을 다시금 딛고 일어설 수 있기에 더욱 밝게 빛나는 존재이다.
누구나 병들 수 있고 약해질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푸른 꿈을 꾼다.
그렇기에 누군가 슬픔의 순간에 있다면 함께 해주자. 행복의 순간보다 슬픔의 순간을 함께 해주자. 대화와 유대관계는 뇌의 신경뉴런을 이어가는 기적을 불러일으킴을 잊지말자.
당신의 사소한 행동이 혹시 그 사람이 끝을 알 수 없는 긴 터널을 나와 하늘의 푸른꿈을 다시금 볼 수 있게 할 한줄기 빛이 될수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