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두려움 이겨내기
작년 가을부터 10개월 동안 매일 블로그에 글을 썼다. 몸과 마음이 버텨내지 못할 때는 마음약을 추가하고 운동도 하면서 이웃들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현실에 매일 갇혀버리니까 글쓰기가 점점 힘이 들었다. 이웃이 늘어날수록 소통과 답방을 하는 방법도 지혜롭게 해나가지 못했다. 매일 쫓아가기 바쁜 하루를 보내다 보니 손이 많이 가는 아이에게 온전하게 신경을 쓰기가 어려웠다.
마음속 낭떠러지에 매일 매달려 있는 기분이었다.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불안과 두려움이 나를 괴롭혔다. 마음이 깨질 때면 밖으로 걸으러 나갔고, 폰을 꺼내서 사진을 찍었다. 동네 커피집에 가서 커피를 마시다가, 메모장에 마음을 썼다.
내가 사랑하는 일은 늘 홀로인 시간에 이루어졌다. 혼자 걷고 혼자 보며 삶을 연장해 나갔다. 지금은 삶을 최대한 단순하게 지내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혼자 견디는 시간은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 무얼 선택하든지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다. 지금은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보고 나를 돌보는 과정 속에 있다.
멈추고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과정도 소중하다는 것을 느낀다. 내가 이만큼 절실했구나. 내가 이만큼 몰입해서 꾸준히 했구나. 지금의 무기력한 나 자신을 다시 바로 세워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지금의 선택이 최종 선택이 아니기 때문에 선택을 미루기보다는 여러 가지 선택을 해보는 것이다. 열심히 달렸기 때문에 멈추기도 해 보고 그만큼 고민의 시간도 깊어지고 무기력에도 빠지게 되는 것 같다. 모든 것은 나의 선택에 의해 따라오는 상황들이기 때문에 내가 인내해야 하는 부분이다. 나의 힘듦이 무엇인지,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 충분히 알기 때문에 고민도 하고 절망도 하는 것 같다.
안다는 것은 참 어렵다. 아는 만큼 보이기도 하고 아는 만큼 실망하기도 한다. 그래도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을 믿고 싶다. 내가 가장 행복할 때, 나답다고 느껴질 때는 모르는 것을 배웠던 시간이었다. 알 수 있어서 다행이었고 알았기 때문에 나답게 살 수 있었다고 말하고 싶은 것. 이것이 내가 말하고 싶은 최종선택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