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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써 봄 Apr 15. 2024

저.. 이상한 여자 아니에요.

주걱의 비밀

지난 토요일 브런치 작가님들과의 모임이 있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우리들은 시끌벅적 마치 고등학생 때로 돌아간 것 같은 설렘과 웃음이 가득한 시간이었다.

여러 가지 소모임 중 나는 기도 소모임을 맡고 있다. 크리스천으로 이루어진 모임은 서로 기도와 묵상을 나누는 모임인데, 기도제목들을 나누며 서로 울고 웃고 하는 정결한(?) 모임이다.


선물 퀴즈 시간. 수많은 선물 중 어떤 선물을 받고 싶냐는 사회자님의 물음에 "주걱"을 택했다. 앞에는 값비싼 안동소주부터 커피, 눈썹정리기, 팩, 디퓨저 등 다양한 물건들이 있었지만 주걱이 하나 더 필요했던 나는 진심으로 주걱이 갖고 싶었다.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회자를 뒤로하고, 선물 번호를 뽑았는데 아니 이럴 수가

나의 기도빨이 먹혔는지 진짜 주걱이 뽑힌 것이었다.


세상 신난 나의 모습..

그 순간 그곳에 가득했던 환호와 열기 그리고 웃음. 믿음대로 될지어다를 외치며 기도제목을 말하면 기도해 주겠다는 말을 남긴 채 그날의 에피소드는 즐거움으로 끝난 줄 알았다.


또 다른 소모임에서 기도제목을 이야기해보자고 하고 리스트업을 하고 있었다. 그곳은 술과 경제적 욕망이 가득한 곳이었지만 물질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니 내가 기도 한번 해보겠다며 큰소리를 치고 기도제목을 적기 시작했다.


다들 퇴사, 건물주, 40평 자가, 탈모회복등... 로또 당첨과도 같은 기도제목을 하나씩 써 내려가며 하하 호호 웃기 시작했다. 그 일이 있기 전 까지는


노션에 00방 기도제목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 제목을 넣는 중 새로운 기도제목이 올라왔다.

내용 추가를 하려고 복사를 해놓고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를 하다가. 아뿔싸....

디엠에 작가님들 기도제목을 붙여 넣고 전송을 눌러버렸다.

급하게 취소 버튼을 찾았으나 찾을 수 없었던 그 버튼...


미안해요. 00 맘님... 저 이상한 여자 아니에요.

진심 어린 기도 제목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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