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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써 봄 Apr 14. 2024

어쩌다 강박

강박 있는 아이 키우기

둘째는 강박이 있다.

강박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특정한 사고나 행동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상태를 말한다

뱃속부터 경쟁하고 태어난 아이

타고난 성격이 꼼꼼한 편이지만 헐렁한 부모를 만났고 3형제 중 둘째로 태어나 본인의 성격대로 살지 못한 아이.


첫째 학교에서 일이 있었을 때 둘째가 울며 '엄마는 형아만 사랑해' 라던 적이 있었다.

자격 없는 엄마가 애를 셋이나 (내 의지와 상관없었지만) 낳아가지고 애를 왜 괴롭히는가.

자괴감이 가득한 나날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그냥 받아들이는 것도 왜곡되고 불편하게 받아들이는 아이와 나는 점점 힘들어졌다.


이유 없는 떼는 늘어갔고 점점 지치기 시작한 나는 사소한 일에도 화를 냈고, 서로의 사이는 점점 멀어져 갔다.


학교에 입학한 후 절정에 오른 아이의 강박은 사람에 대한 피해의식으로 나왔다.

일부러 그런 것이다. 나는 피해자다를 매일 말하는 아이와 나는 매일 전쟁 중이다.


강박의 또 다른 형태는 완벽주의로 나타나고, 완전히 잘 해내지 못 하는 것은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점 맞지 못할 받아쓰기는 공부하지 않겠다는 아이.

그런 아이와 실랑이를 1시간 하고 나면 온몸의 기운이 빠진다.


결국 이번 진료 때는 선생님께 말씀드려 부정적 사고를 치료하는 약을 추가로 받아왔다.


아이에게 정신과 약을 추가로 먹인다는 것은 엄마로서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었다.

주치의 선생님께서 "남들은 얼마나 마음이 편안하게 지내는지 아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라고 하셨던 게 얼마나 감사하던지.


처음 우울증 약을 먹었을 때 나도 그랬다. '남들은 이렇게 고요한 마음으로 지내는구나. 이런 편한 마음이라면 평생 먹고살아도 괜찮겠다.'라고 생각했다.


마음속이 늘 지옥이었던 나에게 작은 알약하나가 평안을 주었던 것처럼 우리 아이에게도 평화가 찾아오기를 엄마는 간절히 기도한다.

내 마음의 돌덩이 만큼 쌓여진 설거지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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