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의 힘 2
이전에 들었던 수업 중 강의가 끝나면 모든 학생이 질문은 짧게 하나씩 적게 했다. 짧은 시간을 쓰지만, 수업을 회고할 수도 있고 질문을 만드는 연습도 할 수도 있어서 나에게는 만족도가 높다.
다음 수업이 되면 학생들이 전 수업에 썼던 질문을 가지고 와 몇 가지 교수님께서 질문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해주신다. 이 답을 듣는 시간이 나에게는 '노다지'와 같게 느껴진다. 이 시간을 잘 활용하면 평소에 쓰지 못하던 글들을 마구마구 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집중하면 듣는다.
Do we have to question faith?
글을 쓰게 만든 건 이 질문이었다. 기독교 대학이고 색채도 매우 강해 신앙과 기독교에 관한 질문이 쏟아지는 편이다. 그중에서도 위에 있는 물음은 평소에도 내가 했었던 '깊이 있는 질문'이었다. 이 질문에 대한 교수님의 답변은 평범할 수도 있으나 나에게는 새롭게 다가왔다.
물어보는 건 불신앙의 증거가 아니라 ‘사랑’의 증거이다.
이에 대한 추가적인 답변으로 '연인 사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면서 이끌어가셨고, 스스로 생각을 곰곰이 했었다.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은 질문하는 관계야 말로 건강한 관계다! 였다. 말하지 않고도 알 수 있다. 사람들의 제스처, 표정 등 여러 요소들이 말보다 강할 때가 존재한다. 그러나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 혼자 유추할 수 있고 오해가 생길 수 있다.
표정으로 우리가 어젯밤에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없다. 제스처만으로 오늘 점심 메뉴를 무엇을 먹었는지 알 수 없다. 질문이 있는 관계란 사랑하는 관계이며, 건강한 관계이다.
제이쓴과 홍현희 커플이 자기 전에 "오늘 무슨 일이 가장 행복했냐"라고 물어본다는 이야기를 전했었다. 사람들은 이 커플을 보면서 부러움을 자아내기도 했을 터이다. 이 커플로 인해 질문을 하고 그 답변을 존중하는 관계야 말로 '사랑'을 하기 더 좋은 관계가 된다는 걸 더욱 보여준다. 연인에게 하는 질문만 그 관계를 건강하게 만들지 않는다. 부모님, 친구 여러 사람들의 관계, 관계들이 '물어보는 시간'을 통해 더 건강해진다.
어쩌면 대학 수업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여러 방법을
스스로 찾게 하는 시간'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