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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나바 Apr 08. 2024

지식도 체한다

사고의 힘 3 

ChatGPT가 될 수 없다 



이 글을 읽는 사람도, 나도 챗 GPT가 될 수 없다. 방대한 지식이 있을 때 사고하는 능력을 가지는 건 고급 스킬이다. 그냥 생각 없이 흘러가듯 읽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편하기까지 하다. 질문하는 능력을 상실한 인간이 되면 안 된다는 걸 챗 GPT가 나오면서 한번 더 생각했었다. 


질문하는 법을 잃으며 살아가는 시대 속 챗 gpt가 시사하는 바가 무엇일까?


질문을 잘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것일까. 어중간한 인간이 이제 인공 Ai가 대체한다는 소리일까. 챗 gpt가 나오고 나서 이 친구에 대한 생각을 오래 했었다. 관련 저서도 읽어보고 강의도 들어보았다. 하나같이 질문에 대한 중요성을 빼지 않고 설명했다. 왜 일까를 고민하다가 이 글을 준비하면서 나름의 답을 내려보았다. 



지식도 체한다 


지식이 많으면 좋다고 생각했었다. 그것도 꽤 오랜 시간. 책을 매일 1권 읽을 정도로 맹목적으로 지식을 찾았다. 읽은 책이 쌓일수록 더 피곤하게 느껴졌고 지식이 소화되기보다 체하는 쪽에 가까웠다. 아웃풋을 내야 한다는 말보다는 꼭꼭 씹어서 나의 것으로 소화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는 것이다. 


지식은 말 그래도 지식에 불과하다. 어떤 사람에게 가는 일에 따라 자식은 다르게 발휘될 수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아름다운 그림으로, 어떤 사람에게는 멋진 시로 나올 수 있다. 모든 작품이 나오기 전엔 나름의 소화 시간을 보낸다.


<20살로 돌아간다면>이라는 이야기로 유튜버들이 말하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나 하고 싶다면 소화하는 독서를 해보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분량보다는 책의 질적인 요소에 집중하고 나에게 남는 게 무엇인지를 돌아보려고 노력할 것이다. 20대 중반기를 딱 보내려는 시점에서 알게 되어 감사하면서도 아쉬운 걸 보면 참 똑같은 인간인가 싶다. 


지식보다 질문 


브런치 글을 쓰다 보면 가끔(아니 자주) 저장을 하지 못해서 5~10줄이 다 사라진 경험을 하곤 한다. 스스로 질문하지 않더라도 저번 글이 좋았는지 질문하게 되는 일들이다. 과거에 쓴 글을 잊어서 새로 글을 쓸 때마다 지금 글은 괜찮은지를 묻게 된다.


글쓰기에서 지식은 어디서나 발견할 수 있다. 책에서도 기사에서도 하물며 떠돌아다니는 광고에서도 글감이나 좋은 문구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들이 글이 되지는 않는다. 질문으로 시작해야 글이 만들어진다. '어떤 글을 서야 할까?' 하는 질문이 첫 번째이고 '이 글을 퇴고해도 좋을까?'가 마지막 질문이 될 것이다. 


지식을 채워 넣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왔다. 물론 그 시간을 통째로 후회하지 않는다. 나름의 아웃풋을 내려고 노력했으니 말이다. 그래도 다시 돌아간다면 지식보다 질문을 하는 법을 배웠을 것이다. 질문으로 성장하면서 나아갔다면 인공지능을 무서워하지 않고 오히려 잘 활용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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