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컹덜컹 지하철에 몸을 싣고 오늘도 간다. 유난히 쓸쓸해 보이고, 차가워 보이는 한강이 이상하리만치 마음에 사무치는 날. 그렇다. 월요일이다. 출근도 안 했는데 퇴근이 하고 싶다. 회사에서 딱히 날 괴롭히는 이도 없고, 업무가 버거워 끔찍한 것도 아닌데 그냥 싫은 날. 월요일. 흔히들 원래 싫어하는 요일을 월요일이라고들 한다지.
'확 가지 말아 버려?'
'무단결근?'
저지르지도 못할 잡생각을 하다 보면 어느새 도착이다.
PC를 켜면 제일 먼저 안부를 묻는 건 동기다.
'출근했어?'
사회에 나가 만난 동기들은 나이가 천차만별이나 모두 편했다. 반말 존댓말을 섞어 써도 되고, 여차하면 언니, 오빠다. 알게 모르게 생기는 막내의 설움이나 업무 낯설음에 당황하다가도 각 부서에 흩어져있던 동기들의 힘을 빌어 이겨내기도 했고 견뎌내기도 했다.
첫 직장에서의 사직을 무려 7년간 미룰 수 있던 것도 결국 동기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동기들끼리 똘똘 뭉쳐 버티고 버텨내서 우리가 저 자리에 오르면 달라지자고 다짐해가며 술을 마시고 또 마셨다. 자주 모여 단합하기를 즐겼던 그 당시 동기들은 다른 선배들이 보기에도 부러워할 정도였다. 지금은 몇몇이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여 예전 같지는 않지만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꼭 얼굴을 본다.
회사라는 조직은 참으로 특이해서 높은 연봉만으로는 오랜 시간 버티기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심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찐 동료만 있더라도 하루 8시간 지낼만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