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도 한 계단일 뿐

by 예령


2024년 5월 2일


[비상]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었다
그 사이를 일정한 속도로 나는 비행기는
마치 모든 것이 내 것인 듯 유영하는 자유 같았다

그들은 점과 같은 건물들 사이에서
누군가가 올려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높고 너른 하늘을 가르는 비행기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그 순간 난 나만의 비상을 정의했다
누군가에게 동력을 주는지도 모르게
나만의 세상에 흠뻑 빠지는 것

나의 길을 자유로이 나아가는 것






날이 매우 좋았던 어느 날이었다. 길을 걷다 소리 없이 날고 있는 비행기를 발견하곤 잠시 발길을 멈췄다. 마치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이 느껴졌다. 손에 닿을 듯한 거리로 하늘을 나는 비행기들도 있지만, 가끔은 정말 높은 하늘 위를 유유히 지나가는 비행기들을 볼 때면 뭔가에 홀린 듯 비행기를 따라 고개를 돌리곤 했다.


그들은 누군가 본인들을 올려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하늘 위를 날고 있을 때에는 창 밖으로 드넓게 깔린 건물들과 바뀌어가는 풍경에 그저 날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기뻐했는데. 이렇게 아래에서올려보니 비로소 그땐 정말 아무 생각 없이 그 순간에만 심취해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는 것도 그런 느낌과 같지 않을까, 주변의 것들은 삭제된 듯 오로지 순간에만 집중하게 되는 것 아닐까.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면 내가 날고 있는 하늘이 전부 내 것만 같은 느낌일까 궁금해졌다. 비행기를 올려다보는 나처럼 누군가에게 내가, 나의 삶이 동력이 될 수도 있는 것 아닐까. 설령 그게 나일지라도 말이다. 정말 별거 아닌 순간이었지만, 묘한 편안함을 주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일정한 시속으로. 유유히 시선을 가로질러 나아가던 5초의 시간만으로.




최근 들어 좀 더 다양한 글쓰기를 배우고 싶어 져 사이버대학교를 알아보게 되었다. 흥미는 있지만 주저하고 있던 것들에 대한 용기가 필요했다. 직장을 다니면서 시간을 쪼개야 되기에 일정상으로 빠듯할 수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지원을 마치고 나니 무언가를 부순듯한 느낌이 들어 후련함과 아주 약간의 부담감이 뒤를 따랐다. 결론적으로는 학교에 합격하게 되어 가을학기부터 인생에 있어 두 번째 대학을 다니게 되었다.


다시 한번 대학을 가게 될 줄은 몰랐는데, 사람은 결국 하고 싶은 것을 향해 발이 뻗어지기 마련이라는 걸 새삼스레 알게 되었다. 학창 시절 가장 큰 고민이었던 문예창작학과와 광고홍보학과 두 전공을 모두 결국 이루게 되었다는 사실이 은근한 힘이 되었다. 더 높은 곳을 향해 갈 수 있기를 나만의 길 속에서 자유롭게 헤매고 나아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비상을 꿈꾸는 모든 이의 헤엄이 누군가에게 하늘 위의 비행기와도 같기를. 너른 하늘이 내 것인 듯 마음껏 유영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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