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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령 Dec 29. 2021

04. 또다시, 좋아하는 일에  도전해보려고요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안 해보고 살긴 억울하니까



[EP06]

"좋아하는 일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2021.06.30


드디어 팀장님께 퇴사 소식을 전해드리는 날이 밝았다. 그날은 유독 아침부터 손에 땀이 났다. 말씀드리기 직전까지도 계속 내 손은 흥건할 예정이었다. 9시가 되자마자 팀장님께 할 말이 있다며 말씀드렸다.

'드디어...!'

면접 때보다도 떨리는 마음으로 회의실로 들어갔다.


"많은 고민을 한 결과, 좋아하는 일에 도전해보고 싶어서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어요."

어렵게 입을 떼었다. 팀장님과 함께 긴 이야기를 나누었다. 팀장님은 죽어라 해도 안 되는 일은 있기 마련이라며 이상한 게 아니라고 불안해하는 나에게 말씀하셨다.

"예령님, 행복하세요!"

"많이 부족했을 텐데 잘 이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씩씩하게 대답하고 회의실을 나섰다. 목캔디 10개를 한꺼번에 입에 넣은 것만 같은 상쾌함이 온몸을 짜릿하게 감쌌다. 언제나 그렇듯 새로운 시작은 두렵고도 설레지만 두려운 마음보다는 당장의 설렘이 행복했다. 나에게도 새로운 시작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EP07]

도전하고 있습니다

2021.07.09 ~ing


퇴사한 지 벌써 여섯 달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도 마지막 출근날의 여운을 잊지 못한다. 당분간 이 복잡한 서울길을 다시 올 일은 없다는 사실이 행복하면서도 슬픈, 복합적인 감정들이 뒤섞였다. 오후 6시. 마지막 일과 끝. 깨끗이 정리된 책상과 잔뜩 쌓인 짐. 집에 가야 하는데 발이 떨어지질 않았다. 서로 아쉬운 눈빛을 주고받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양손 가득 짐을 끌어안고 회사를 한번 둘러보았다. 기분 좋게 나갈 거라는 생각이 막연하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왠지 모를 눈물이 차올랐다. 행복하라며 배웅하는 동료들의 인사를 마지막으로 그렇게 나는 나의 첫 직장과 안녕을 고했다.  


퇴사 후, 하고 싶었던 책 출간 프로젝트에 지원했다. 첫 책이라고 생각하니 설렘이 차올랐다. 새로움은 언제나 짜릿한 법! 내가 하고 싶은 일들에 마음껏 도전해보리라 다짐했다. 정신없이 글을 쓰며 한 달을 보냈다. 지금은 책 출간만을 앞두며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새해가 코 앞인 요즘, 언제나 그랬듯 내가 살았던 2021년을 되묻게 된다. 퇴사한 지 벌써 6개월째가 된 지금, 스멀스멀 재취업에 대한 조바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여전히 나는 정말 글을 쓰면 짜릿한지, 내가 정말 잘하는 건 맞는지 하루에도 몇 번씩 의심하곤 한다. 의심들이 뭉치고 뭉쳐 단단한 의심 뭉치들이 되면 풀리지 않는 고민의 구렁텅이로 하염없이 빠진다. 뭉친 실들을 억지로 풀려하지 않고 그냥 포기하고 놓아두는 것이 나만의 의심 뭉치들을 풀어내는 법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하지만 그 고민들을 해결하고 기회를 찾아가는 것도 온전한 나의 몫으로 남아있는 숙제이기에 그저 즐겁게 생각하려 한다. 불투명한 안개로 가득한 나의 미래 속에서 나는 그저 꿈이라는 실을 잡고 열심히 걷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하루에 수만 번의 고민과 실천을 거듭하는 사람. 거창하진 않아도 그저 자신의 미래를 위해 묵묵히 도전하는 이들과 함께 나도 뚜벅뚜벅 걷는다.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과 나를 응원하며 나의 글은 여기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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