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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Jun 14. 2024

용두사미(龍頭蛇尾)

베트남은 아예 꼬리가 없어요

 베트남 직원들에게 일을 시키면 반드시 확인을 하여야 한다. 

 중간에 진행사항을 점검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최종점검은 확실히 하여야 한다. 항상 마지막 한 두 가지 마무리를 하지 않아 결국 완성된 것이 없는 상태로, 제대로 사용할 수 없게 남겨 놓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공사를 진행하는 상황에서도 그렇고, 일상에서 보이는 모습도 그런 경우가 많아 신기할 정도이다.


 매장공사를 하는 상황을 지켜보면 정말 일을 벌여 놓기만 하고 정리를 하지 않은 듯하여 내심 베트남 사람들의 심리를 알고 싶은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예를 들어 공사를 진행할 때 간판을 설치하러 온 기사는 한쪽 벽면 실사 LED 4개 중 3개만 설치를 하고 다른 쪽 LED를 설치하는 것이었다. 왜 이 쪽을 다 마무리하지 않고 다른 쪽을 하냐고 묻자 그제야 4번째 LED를 붙이고 다른 쪽으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바닥공사를 한 다른 기사는 모든 면을 처리했는데 매장 전면의 한 부분만 처리를 하지 않고 버티다가 다음 날 다시 와서야 일을 마치는 것이었다. 그때마다 왜 마무리를 하지 않는지 물어보아도 이런저런 핑계만 대고 그제야 한 가지 일을 끝내는 모습을 볼 수 있을 뿐이었다. 

외부 간판 일부만 부착되지 않은 상태

 매장에서 성실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매니저에게 한동안 사용하지 않아 도색이 망가진 의탁자들을 점검하고 페인트 칠을 새로 할 것을 지시하였다. 지시를 하고 조용히 행동을 지켜보았다. 이틀 동안 페인트도 사 오질 않길래 “언제 작업을 할 것인가?”를 물으니 그제야 페인트를 구해 왔다. 또 지시를 하지 않고 있으니 사다 놓은 페인트를 놓고 3일간 작업을 하지 않는다. 화가 나서 그 일을 언제 끝낼 것인가 물으니 그제야 작업을 한다. 언제까지 작업을 하고 최종 결과보고를 하는지를 지켜보았는데 결국 그 한 주를 지내고 나서 결과를 물어 보고서야 완료 답변을 받았다. 그것도 결국 3개 의자는 처리가 안 되어 있는 상태인 채로. 


 일부러 많은 일을 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행동일까? 아님 시간을 끌고 하루 이틀 일을 더 해서 일당을 더 챙기려는 행동일까?라는 생각들도 해 보았지만 일상에서도 보이는 모습에 아직까지도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지 못했다. 음료를 먹고 바닥에서 조금 남겨 그것을 치우지 않고 식탁 위에 계속 올려놓는다거나, 설거지를 하면서 한 두 그릇을 남겨 놓고 정리를 해 버리는 모습 등도 쉽사리 발견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야 그렇게 하더라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니 대수롭게 않게 생각할 수 있지만 업무에 있어서는 시간지체나 고객불만이나 불편 등이 발생할 수 있는 사항들이기 때문에 지시한 부분에 대해서는 중간 점검과 최종 점검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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